미 연준 정책금리 현 수준 5.25~5.50% 동결 결정
금리 인하 빨라야 내년 하반기…긴축 기조 장기화 시사
경기침체·가계부채 증가…한은 10월 기준금리 결정 앞두고 고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동결했으나 내년 말 금리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매파적 입장을 고수했다.
한·미 금리 역전차가 최대로 벌어진 상황인 현재 한국은행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되면서 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미국이 긴축 기조 장기화를 시사한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실적이 부진, 가계부채 문제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한은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미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시장의 전망대로 5.25~5.50%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한 미 연준은 지난 6월과 이달 두 번 속도 조절에 나섰다. 물가상승률이 높은데도 동결을 결정한 것은 미국 경제가 예상외로 견조하고 고용지표 역시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최근 지표에 따르면 미국 경제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고용은 몇 개월 간 둔화됐지만 여전히 강건하고 실업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 입장에서는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 한·미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00%포인트 이상 벌어지지 않아 당장 금리 인상 압박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한은도 다음 달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 시장에 충격을 주기보다 경제 상황 모니터링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미국보다 먼저 내릴 것이냐 뒤에 내릴 것이냐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며 “미국이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적으로 계속 가져갈 때 우리는 더 반대로 많이 갈수 있냐는 것에 대한 제약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가 유력한 데다 가계부채 문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긴축으로 미국 성장이 둔화할 경우 수출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금리차를 고려해 고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연준이 공개한 기준금리 점도표(FOMC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 중간값)를 보면 2024년 기준금리 점도표는 5.1% 지난 6월 제시한 4.6%보다 0.5%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내년까지는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게다가 외국인 자금 유출이 커진 점도 한은의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7개월 만에 17억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외국인 채권자금 역시 7월 6억달러 순유입에서 8월 7억9000만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한·미 금리가 최대로 벌어졌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당분간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당 기간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 유지를 고려해야 하며, 미국 통화정책 기조에서 한국은 그리 자유롭지 않다“며 “성장세는 미국보다 약해도 목표치를 넘는 물가 상황, 가계부채 증가 등을 고려할 때 한은 역시 고금리 장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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