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디지털화폐 활용 실험 착수…‘한국형 CBDC’ 도입 첫걸음

시간 입력 2023-10-05 23:00:00 시간 수정 2023-10-05 16: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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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활용성 테스트 착수…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 첫걸음
토큰화된 지급수단 기술 발전 통한 디지털 전환 선제적 대응

김동섭 한은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기획팀장이 5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CBDC와 미래 통화 인프라’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CBDC) 도입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금 이용률이 나날이 감소하는 가운데 가상자산, 스테이블 코인 등 새롭게 부상한 디지털 자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한은은 우선 금융기관의 지급준비금을 통한 자금거래와 최종 결제에 활용되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활용성 테스트 시행한다.

5일 한국은행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CBDC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윤성관 한은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연구부장과 김동섭 한은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기획팀장이 ‘CBDC와 미래 통화 인프라’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를 의미한다. 여기서 디지털화폐는 내장된 칩 속에 액수가 기록돼 있어 물품이나 서비스 구매 시 사용 금액만 큼 차감되는 전자화폐를 가리킨다.

CBDC는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기술 등을 이용하는 암호화폐와 유사하지만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암호화폐보다 안정성이 높다.

한은은 당장 공식적으로 CBDC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경제 전반적으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페이팔의 pyUSD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 토큰 증권(STO) 등 새로운 자산이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규제 체계와 안정성 높은 대안에 대한 필요성은 커졌다.

김 팀장은 “지금 당장 범용 CBDC가 언제 도입될지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기술적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와 최종 결제에 활용되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CBDC는 범용과 기관용으로 분류되는데 범용의 경우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직접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의미한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한은은 CBCD의 지급준비금 대체가 가능한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이 기관용 CBDC를 발행하면 은행은 지급결제 수단으로 예금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예금 토큰은 한은이 구축하고 금융당국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새 통화 인프라 내에서 안전하게 유통된다.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CBDC를 기반으로 발행된 예금 토큰이 혁신적 지급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거래 방식이 복합하고 중개 기관에 의존해야 하는 부동산이나 중고차 매매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금 토큰을 통한 거래가 가능하게 되면 중개 기관 의존도를 낮춰 별도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대금을 수령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김 팀장은 “기부금이나 중고차 매매의 경우 프로그래밍 기능을 통해 별도의 중개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예금 토큰을 활용해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구현할 수 있다”며 “부동산 거래도 부동산을 NFT(대체불가능토큰)으로 만들어 예금 토큰과 연계해 결제 리스크를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대관 디지털화폐연구부장은 예금 토큰과 현금의 차이점으로 ‘전자지갑’을 꼽으면서 “현금 이체에는 모바일 뱅킹에 접속해서 별도로 요청해야 하지만 예금토큰을 기반으로 전자지갑을 만들면 새로운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또 이번 테스트에서 BIS(국제결제은행)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BIS는 한국은행이 이번 CBCD 프로젝트 초기 단계서부터 깊이 참여해 기술 지원과 설계모델을 구체화 하는 데 기여했다.

김 팀장은 “CBDC 활용성 테스트 발표 시점에 BIS와 공동 보고서를 같이 작성한 건 이례적인 사례”라며 “BIS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BIS통합원장(unified ledger)에 있다”고 말했다.

BIS통합원장은 토큰화된 주식, 증권, 음악 저작권 등 파편화된 디지털 자산을 중앙은행이 구축한 플랫폼으로 편입해 소유권을 기록하는 디지털 통합 시스템을 의미한다. 한은이 구축하는 통합원장은 CBDC를 중심으로 다양한 토큰자산 플랫폼에 대한 예금지원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일종의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한은은 시스템 개발을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를 거쳐 테스트 대상 구체적 활용 사례와 참가 은행 등 세부 사항을 오는 11월 공개한다. 일반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디지털 화폐를 활용할 수 있는 테스트는 내년 4분기 중으로 착수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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