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주식·채권 담보대출 10조원 넘어…1년간 3.7조원↑
부차적 담보 성격, 유동성 부족에 돈출 찾는 기업 늘어나

5대 은행의 유가증권 담보대출 규모가 처음으로 10조원대에 다다랐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 경기 악화 등 금융 시장 불안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가증권담보대출에 손을 뻗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는 11조5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담보대출은 통상 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 상품이다. 주식이나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담보로 이뤄지는데 2020년 말부터 기업의 특허권과 지식재산권도 담보로 인정되면서 대출이 가능해졌다.
유가증권담보대출이 10조원을 돌파한 건 통계가 작성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5대 은행 모두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가 1년 전보다 급증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신한은행의 경우 작년 2분기 2099억원에서 4364억원으로 107.9% 늘어 증가폭이 컸다.
이어 하나은행이 같은 기간 87.3% 증가한 3조7645억원을 기록했고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36.7%, 16.3% 증가한 5조9720억원, 1조854억원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4.1% 확대에 그쳐 시중은행 중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또 대출잔액 기준으로는 국민(5조9720억원)·하나(3조7645억원)·농협(1조854억원)·신한(4364억원)·우리은행(2754억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유가증권담보대출의 경우 정식 담보가 아닌 보완적 담보 성격이 강하다.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이나 동산 등 정규 담보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활용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유가증권담보대출이 연체나 부실이 발생할 경우 주식이나 채권을 처분해 상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문제는 기업 주식이 담보로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기 어려운 데다 변동성이 큰 자산시장 특성상 담보인정비율은 50% 안팎에 그친다.
결국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가 최대치를 경신한 배경엔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이 유동성 확보에 필사적으로 나섰음을 방증한다. 경기 침체, 고금리 기조 장기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인기가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 방안으로 은행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수출기업 500개사 중 65%가 자금 사정이 악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5.6% 대비 2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기업들이 앞으로의 경영 여건이 크게 호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면서 당분간 유가증권담보대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결국 유가증권 담보대출이 증가한 것도 기업의 현금자금 수요가 많아진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은행 쪽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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