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시대 열 KB금융, ‘안정 vs 변화’ 인사 태풍 촉각

시간 입력 2023-11-06 07:00:00 시간 수정 2023-11-06 09: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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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직 유지 여부 관건…이동철, 허인 부회장 거취 주목  
9개 계열사 수장 10명, 연말 임기 만료 앞둬…대규모 변화 전망

양종희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양종희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맞이하는 KB금융의 변화가 주목된다. 부회장 2명과 9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10명의 임기가 올해 말로 종료되면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 차기 회장의 경영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첫 번째 인사인 데다 지난해 연말 인사 당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만큼 올해는 인사 태풍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양종희 부회장의 차기 회장 및 사내이사 선임의 안건을 처리한다. 이변이 없는 한 양종희 회장은 오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회장을 이어 21일부터 KB금융의 새로운 수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통상적으로 KB금융은 12월 중순께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계열사의 대표이사 추천 후보를 발표해왔다. K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23조에 따르면 대추위는 회장을 위원장으로 사외이사 아닌 이사 1인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해 진행되는 만큼 양종희 회장은 이번 대추위를 통해 3년의 임기를 자신과 함께할 경영진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허인 부회장, 이동철 부회장 <사진=KB금융지주>
왼쪽부터 허인 부회장, 이동철 부회장 <사진=KB금융지주>

◆ 부회장직 유지 여부 관건…주요 계열사 국민은행장도 인사 대상자 포함

우선 금융권 안팎에서 가장 주목되는 양종희 차기 회장의 인사 키워드 중 하나는 부회장직의 유지 여부다.

양 차기 회장은 지난 9월 회추위의 최종 후보자 결정 후 3인 부회장직의 유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주회사의 모든 제도는 다 역사적 유례가 있는 것 같다”며 “(부회장 제도는) 어떻게 하면 승계 절차를 보다 후계자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만든 절차였던 만큼 이사회와 협의 후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KB금융의 부회장직을 부활시킨 윤종규 회장 역시 용퇴 결정 이후 갖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향후 부회장직의 유지 가능성 질문에 대해 “부회장이라는 직책 자체가 필요하다면 남겨둘 수 있겠지만, 필요치 않으면 비워둘 수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차기 회장 후보자들이 폭넓게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던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에 미루어 볼 때 부회장이라는 직책 대신 부문장이라는 직무로 해당 시스템을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힘이 실린다. 현재 3명의 부회장(양종희, 이동철, 허인)과 1명의 총괄부문장(박정림) 체제를 다수의 부문장 체제로 변경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특히 차기 회장을 양성하는 부회장직을 계속 유지하면 이제 갓 취임한 양종희 회장의 경영권과 추가적인 연임 가능성 등에 힘이 실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더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회장 제도의 유지 여부 결정 이전 이동철, 허인 부회장이 먼저 용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돈다. 이들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계열사 CEO의 대규모 변화도 감돈다. 앞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8개 계열사의 수장 중 KB데이타시스템을 제외한 7곳의 계열사 대표이사를 1년 임기로 모두 재 추천하는 안정 인사를 펼친 만큼, 올해는 상당수 교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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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CEO는 △이재근 국민은행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총 10명이다.

특히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CEO들은 3년 이상 재임했던 만큼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종희 차기 회장의 인사 방향성은 ‘능력’으로 점쳐진다. 앞서 그는 “이사회와 서로 협의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겠다”며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 능력과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 측면을 중점으로 계열사 수장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추위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사로는 KB금융의 주축인 KB국민은행장의 교체 여부다. 업계에서는 이재근 국민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 후 첫 임기 만료를 맞는 데다가 올해 실적도 나쁘지 않은 만큼 연임 불능 사항이 없다는 평이다.

KB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의 순익은 2조8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5506억원 대비 12.0% 증가했다. 특히 보수적 리스크 관리에도 지난 상반기까지 리딩뱅크의 자리를 차지했던 하나은행을 꺾고 3분기 들어 1위사로 올라섰다는 점에 미루어 보아 경영 능력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KB금융지주 재무총괄 상무(CFO)와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 등 주요 요직을 모두 거치며 은행 안팎의 사정에 능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양종희 회장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는 ‘은행장 출신 이력 미보유’를 재무·전략통 인사인 이 행장이 채워줄 것으로 평가된다.

왼쪽 상단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사진=KB금융지주>
왼쪽 상단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사진=KB금융지주>

◆ 증권·손보·카드 등 주요 계열사 수장 거취 의문…실적 영향 받을까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대표 역시 올해 말로 종료된다. 박 대표와 김 대표는 각각 WM(자산관리)부문과 IB(투자은행)부문을 나눠 KB증권을 5년여 가까이 이끌고 있다.

취임 후 그간의 실적은 물론, 올해 실적 역시 나쁘지 않은 만큼 연임에는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까지 순익은 3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3037억원 대비 18.9% 증가했다.

그러나 박정림 대표의 경우 라임·옵티머스펀드와 관련한 당국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역시 취임 후 매년 실적을 경신하며 KB금융을 대표하는 비은행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게 한 1등 공신이다. 올 3분기까지의 순익은 6999억원으로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으로 전년 동기 6803억원 대비 2.8%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비은행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성장성이 둔화된 보험업에서 신사업을 다양하게 펼치며 KB손보의 지속가능한 성장성까지 보여줬다.

그럼에도 KB손보 대표 출신의 양종희 회장이 보험업에 조예가 깊다는 점은 변화를 택할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미 KB손보가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가 경영권이 교체되더라도 안정적인 경영 지원이 가능한 업권인 만큼 1963년생인 김기환 대표를 대신해 젊은 피로 세대 교체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돈다.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와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의 경우 실적 악화로 인한 교체 가능성도 있다. 대내외적 업황 악화에 내몰린 KB국민카드의 올 3분기까지의 실적은 2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3523억원 대비 22.7% 빠졌으며, KB저축은행은 올 들어 –22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밖에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등 역시 올 들어 모두 실적이 고꾸라진 만큼 계열사 수장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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