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계 빚 통제’ 주문에…수익성 고심 깊어지는 시중은행

시간 입력 2023-11-10 07:00:00 시간 수정 2023-11-09 17: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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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가계 대출, 전달 대비 6조3000억 증가
당국, 대출 증가 속도 높은 은행 집중 관리 선포

금융당국이 가계 빚 통제에 또다시 칼을 꺼내 들었다. 잠시 주춤한 듯 보였던 가계 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된 영향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연말 또 한 번의 ‘대출 옥죄기’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시중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해 고심이 깊다.

1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 대출은 전달 대비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9월의 전달 대비 증가액이 2조4000억원이었던 것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이다. 지난 1월의 전달 대비 증감액은 –8조1000억원, 2월과 3월에는 각각 –5조1000억원으로 마이너스였지만, 4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섰다.

4월의 전달 대비 가계 대출 증감액은 1000억원, 5월 2조6000억원, 6월 3조2000억원, 7월 5조2000억원으로 매달 증가세가 확대됐다. 이어 8월에는 전달 대비 6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올 들어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수립했다. 지난 9월에는 2조4000억원으로 줄어드는 듯 했으나 한 달만인 10월에 다시 6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현재 가계 대출 증가세는 지난 9월 한 달 전달 대비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탓에 더욱 크게 도드라진 모습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또다시 일명 ‘가계 빚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대출 확대와 관련해 금융권에 강도 높은 제지를 예고한 상태다.

당국은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과도해지지 않도록 금융권의 가계 대출 증가세를 밀착 관리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가계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 업권에 대해서는 개별은행별로 가계대출 항목별·용도별 증가 추이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며,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높은 은행에 대해서는 관리 방안 협의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시중은행은 연말 대출 옥죄기에 또 한 번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의 기조에 동참할 수 있는 데다 실질적으로 대출 수요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있었던 지난 2021년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해 12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감소 전환(-2000억원)했다. 이는 전년 5월(-1조6000억원) 이후 약 1년 반만의 성과였다.

2021년을 기준으로 보면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가계대출이 감소 전환한 것은 2014년 1월(-2조2000억원)과 2020년 5월(-1조6000억원), 2021년 12월(-2000억원)이 유일했던 만큼 당시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옥죄기’가 통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다만 이 경우 은행은 이자수익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만큼 고심이 커진 상태다. 이미 3분기 들어 5대 시중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이 전 분기 대비 일제히 하락한 상황에서 4분기의 대출 옥죄기 정책이 더해질 경우 추가 하락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분기별 NIM은 1분기와 2분기 평균 각 1.71%에서 3분기 1.67%로 0.04%포인트 악화됐다.

그럼에도 이를 내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은 은행권의 속앓이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60조원으로 역대 최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 은행권이 반도체, 자동차 등의 업권과 비교해 어떤 혁신을 했길래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저격한 만큼 대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보는 잠시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여기에 차주들이 원하는 시기에 부담 없이 대출을 상환하거나 보다 낮은 금리의 대환 대출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중도상환수수료 한시 면제 등 다양한 방안을 협의할 것을 요청했다는 점은 은행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과 상생금융책은 지속해야 하는 한편으로 수익성 창출에 대해서는 지속 제지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은행 간 영업 확대 경쟁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하반기는 은행권에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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