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WTIV 4척 수주하며 시장 선도…3000억 투자 예정
삼성重, WTIV 3척 수주…독자 모델 개발하며 경쟁력 갖춰
HD한국조선, WTIV에 자사가 개발한 선박용 엔진 공급 중
국내 조선업계가 해상풍력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성장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신재생에너지 시장 게임 체인저로 부상 중이다. 조선사들은 한화오션을 필두로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을 비롯한 해상풍력 관련 투자를 늘리고 독자 모델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을 최종 확정되면서 지난 8월 발표한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관련 투자를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최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 일반공모를 통해 진행한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조4971억원을 조달했다. 주가 하락으로 조달금액이 당초 계획했던 2조원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화오션은 오히려 해상풍력과 관련한 투자 금액을 1000억원 가량 늘렸다.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WTIV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신재생 에너지 정책 확대에 따라 WTIV 발주가 지난 2020년 16척에서 올해 23척으로 약 4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오션은 현재까지 WTIV 4척을 수주하며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많은 수주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모나코 재생에너지 회사 에네티로부터 수주한 WTIV 2척은 오는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1대씩 인도될 예정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09년에도 독일의 에너지 공급 업체인 알베에이로부터 WTIV 2척을 수주해 인도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WTIV과 부유식 설비 제품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이를 위한 기술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대형 부유식 설비에 대한 건조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무탄소 연료를 이용한 수소 및 암모니아운반선 건조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해상풍력 시장은 연간 18%씩 성장하고 있다”며 “해상풍력은 물론 해양플랜트 설계‧생산 기술과 계열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수전해 기술, 수소저장 기술 등을 접목해 수소‧암모니아 생산-저장-이송 관련 해양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해양신기술 가치사슬’ 구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현재까지 3척의 WTIV를 수주해 인도한 경험이 있다. 2021년에는 WTIV 독자 모델 개발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WTIV는 세계 3대 선급인 미국 ABS, 노르웨이 DNV, 영국 LR로부터 ‘저탄소 배출 WTIV’ 개념 설계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국내외 해상풍력발전 설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21년엔 9.5㎿급 대형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을 개발하고, 노르웨이선급인 DNV로부터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인증을 받은 부유체는 해상에서 풍력발전기를 지지하는 철 구조물인 ‘폰툰’을 없앤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제작부터 운송, 설치까지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아직 WTIV 수주 실적은 없지만, 독자개발한 선박용 엔진(힘센엔진)과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등을 WTIV에 공급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선급(KR),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와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을 공동 개발했고, 제주·울산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도 참여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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