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자기자본비율 후퇴…자금공급 여력 줄어
경남은행, 자기자본 줄고 위험가중자산 늘어…자본적정성 뒷걸음
지방은행의 자본여력이 전년보다 대체로 줄었다. 자본금은 찔끔 증가하거나 제자리걸음 수준을 유지한 반면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실자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자기자본이 많을수록 위기 상황에서도 은행이 유동성 공급 역할을 할 수 있고 리스크에도 대응가능한 만큼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각 지방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은행 등 5곳의 BIS자기자본비율 평균은 15.3%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5.4%보다 0.1% 줄어든 수치이다.
BIS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가 정한 위험가중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은행의 기초체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3분기 지방은행 중 자본비율이 증가한 곳은 대구은행과 광주은행 두 곳 뿐이었다. 광주은행은 작년 3분기 14.83%에서 올 3분기 15.94%로 1.11%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은 1.02%포인트 증가한 16.8%를 기록해 지방은행 가운데 자본여력이 가장 탄탄했다.
대구은행은 특히 자본관리 능력이 두드러지게 개선됐다. BIS비율은 위험자산이 줄거나 자기자본이 늘어날수록 상승한다. 3분기 대구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0.4% 증가할 동안 자기자본은 6.9%나 늘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강화됐다.
이는 올 초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자기자본으로 편입된 영향이다. 은행의 자기자본은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잉여금을 포함한 기본자본과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나 대손충당금 등 부채형태로 조달한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대구은행은 올 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에 이어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보완자본 비율이 2.21%까지 상승해 소수점에 그친 타 지방은행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1분기 바젤3 도입효과도 일부 있으나 2분기 DGB금융에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자본여력이 확대됐다”며 “향후 은행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추가 자본 확충에 관해서는 현 시점에서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나머지 지방은행은 자본여력이 일제히 후퇴했다. BIS비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경남은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포인트 뒷걸음질쳤다.
이어 전북은행과 부산은행이 각각 0.52%, 0.43% 감소한 16.37%, 13.51%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경남은행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자기자본이 역주행했다. 작년 3분기 3조5660억원에 달했던 자기자본은 1년새 2.7% 감소했다. 반면 위험가중자산은 7.2% 늘어 지방은행 중 부실자산 증가율이 가장 컸다.
자본이 확대돼야 위기에 처한 개인과 기업을 도울 여력도 많아지는 만큼 자본확충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자본 비율이 취약한 은행을 중심으로 자본 적정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경기 대응 완충 자본 적립의무를 내년부터 부과한다. 또 스트레스 완충 자본을 쌓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자본비율 규제 강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은행권이 자본비율을 관리해오고 있어 경기대응완충자본 도입으로 인한 표면적인 영향은 없었으나 도입 목적이 추가 자본 버퍼 확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요구 수준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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