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금융지주 성장률 저하 우려…M&A ‘올스톱’ 되나  

시간 입력 2023-11-23 07:00:00 시간 수정 2023-11-22 17: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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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통과되면 은행권 1조9660억원 가량 환원해야
5대 금융지주 부담분 65%가량으로 추산…순익 감소 예고

당국이 연일 횡재세와 상생금융 등을 거론하며 시중은행의 이자수익 창출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금융사의 인수합병(M&A)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은행권에 요구되는 환원액이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금융사의 자금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명 ‘횡재세’ 법안인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과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 시중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최대 금액은 1조966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17곳이 지난 2018년도부터 2022년까지 5개년간 창출한 평균 순이자수익은 2조4990억8500만원이다. 이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업력이 짧은 토스뱅크는 통계에서 제외한 수치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 17개 은행은 평균 1조6357억8700만원의 순이자수익을 올렸다. 이를 1년의 성과로 가정할 경우 2023년 평균 가정 순이자수익은 3조2715억7300만원 가량이 된다.

이는 직전 5개년도 평균값의 130.9% 가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제주은행 등 총 5개 은행을 제외한 12개 은행의 올해 순이자수익 추산액이 모두 직전 5개년도 평균의 120% 이상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산출한 12개 은행의 올해 120% 초과 수익 추산분은 4조9150억7500만원 가량이다. 120% 초과 수익에 대해 최대 40%의 세금(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 해당 법안의 골자인 만큼 은행권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대 1조966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국회에서는 그간 두 차례에 걸쳐 일명 횡재세 법안이 발의됐었지만 이중과세 문제로 번번히 무산됐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차원의 당론으로 추진되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보다 커진 상태다. 해당 발의에는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 54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 법안에 대해 예산부수법안 지정도 신청한 상태다.

여기에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횡재세라는 명칭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을 뿐 순이자수익이 평균치의 120%를 초과한 분에 대해서는 환수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여야간의 합의로 이뤄질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특히 그간 불거져 왔던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를 세금이 아닌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형태로 변형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금융회사의 초과이윤에 대한) 세금은 이중과세 논란이 있고 소급 금지 원칙에 반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금 (조성) 형식으로 발의한다”며 “세금보다는 부담금 형식이 적절하다는 학계의 의견에 따라서 금융회사에 한해 초과이윤을 환수하는 부담금을 징수하는 법안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금융회사의 영업외손익 부문에서 마이너스적 요소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영업이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는 만큼 자본력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을 보유한 5대 금융지주사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추정 총액의 65% 가량으로 추산되는 만큼 이들의 부담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이미 올 들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각각 KDB생명과 상상인저축은행의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이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에 인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일부 자리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기여금 납부안은 추가적인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려는 계획을 공통적으로 선포했지만 사실상 자금 부담이 가중되면 실현 가능성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추가적인 상생안 마련까지 압박되는 상황인 만큼 금융사의 부담은 더욱 늘어난 실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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