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에 기준금리 ‘7연속 동결’, 한·미 금리차는 여전

시간 입력 2023-11-30 16:42:28 시간 수정 2023-11-30 16: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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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3.50% 기준금리 10개월째 유지
한-미 금리차 2%p로 역대 최대…인하 가능성 ‘발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월 13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7차례 연속 동결했다. 이에 따라 3.50%의 기준금리가 10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매파적 동결 성격이 강했다는 점은 긴축 기조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기에 한미 금리 격차가 2%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점 역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의 발목을 잡는다.

30일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 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데 따름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19일 금통위 회의 이후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며 “세계 경제는 미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었지만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관련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금통위원 6명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장기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수렴하는지 지켜보자는 데 이견이 없었던 만큼 전원일치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한 다양한 이유가 지목됐지만 추가적인 인상 결정이 없었던 주된 배경에는 최근 매파로 분류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마저 잇따라 긴축 카드를 내려놓은 점이 자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올 들어 줄곧 금리 인상을 주장해 온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은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와 금융 상황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평가하고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로 잘 되돌아가고 있는지 지켜보면서 정책을 판단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매파 성향 인사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역시 “현재 통화 정책이 경제 과열을 식히고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에 적절하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의 금리 인상 종료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내달 14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 상태다.

다만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추가 인상 여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데다 지난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던 금통위원마저 의견을 철회한 만큼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일축된 분위기다.

특히 미국의 긴축 기조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평가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한미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점은 한은이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힘을 더한다.

이창용 총재 역시 “문제는 앞으로 추가 인상이 진행되고 기준금리를 3.75%까지 열어놔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금통위원 6명 중 2명이 물가뿐 아니라 성장과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할 때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지만, 4명은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비용 상승 파급효과의 지속성과 향후 국제유가 움직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밝힌 위원이 말씀을 철회했다”며 “ 당시에는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도 있었고 유가도 급등해 불확실성이 컸는데, 지금은 이 같은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한다는 문구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한다고 바꾼 점 역시 긴축 기조의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감을 더한다.

이 총재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상당 기간을 6개월로 해석한다고 하는데,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로 계획을 잡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는 더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긴축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긴축 강도에 대한 완화 가능성은 높아진 만큼 내년 상반기 이후로는 금리 인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회의 당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번에는 4명으로 줄었다”며 “2024년 2% 초반 성장으로는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되지도 못하는 데다, 인플레갭이 소멸될 것으로 추정되는 2024년 3분기에는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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