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은행지수, 코스피 상승률 밑돌아
이자장사 논란에 상생금융 압박 가중…투자 심리 위축
홍콩 ELS 배상 검토…최다 판매 ‘KB금융’ 주가 고전

연말 배당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표 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주가 고전하고 있다. 이자장사 논란에 된서리를 맞은 은행이 상생금융 부담을 떠안게 된 데다 횡재세 논의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꺾인 까닭이다.
게다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 높아지자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안 검토까지 나서면서 투자 매력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RX은행지수는 11월 초 대비 9.6% 오른 657.8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그리 크진 않다.
KRX은행지수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제주은행 등 10개 종목으로 구성돼있다.
여타 다른 지수와 비교해도 은행주의 부진은 뚜렷하다. 지난달 14일 대비 코스피가 4.6% 증가할 동안 KRX은행지수는 3.3% 증가에 그쳤다.
‘찬바람 불면 배당주’라는 격언이 있을 만큼 연말이 다가올수록 은행주는 자산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은행주는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연말 배당을 앞두고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는 대표 종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경우 자산시장 침체로 주요 지수가 크게 하락하는 동안 은행주는 소수점 하락에 그칠 만큼 선방 흐름을 이어갔다.
예년과 달리 은행주 투자 심리가 위축된 건 여러 악재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은행주는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둬 들인 은행을 두고 윤 대통령이 “자영업자가 은행의 종노릇을 하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한 바 있다. 이날 KB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국내 4대금융의 주가는 평균 2.5% 넘게 하락했다.
초과 이익을 사회에 일부 환원하는 취지의 ‘횡재세’ 신설 역시 은행주의 매력을 잃게 만드는 악재이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은 이자장사 논란의 중심에 선 은행권에 대해 부담금을 회수하는 이른바 ‘횡재세법’을 발의했다. 이에 국내 은행들은 횡재세에 준하는 수준인 2조원 가량의 상생금융안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4분기에도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동안 은행권은 상생금융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홍콩 ELS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커진 점도 은행주의 반등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홍콩H지수가 반토막나자 이를 편입한 ELS 손실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표 판매자격인 은행에 대한 불완전판매 배상안 검토에 나섰다.
불완전판매로 손실에 대한 배상이 확정될 경우 은행의 손익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주가에 악영향일 수밖에 없다. 앞서 당국은 라임 펀드와 디스커버리 사태와 관련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원금 전액’ 또는 40~80% 배상 비율을 권고했다.
현재 홍콩 ELS 관련 손실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되는데 같은 배상 비율이 적용될 경우 최소 배상액만 1조원이 넘는다. 실제로 국내 금융권 중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금융지주의 경우 14일 주가가 전일보다 0.75% 빠졌다. 같은 날 주가가 오른 나머지 금융지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따라 은행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2월 이후 규제 우려가 본격화되면서 업종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내년 4월 예정인 총선이 점점 다가오면서 은행 관련 규제 우려가 다시 재부각될 여지가 높아졌다고 판단해 배당매력에도 불구하고 모멘텀(주가 반등) 부재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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