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4대 은행 외화자금 규모 205조…예수금·차입금 동시 증가
환율 변동성·미 단기채권 시장 불안…외화 리스크 대응태세

국내 시중은행이 지난해 3분기 외화자금 규모를 최대로 늘렸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외화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금융 시장 변동성 증가에 대응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대체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 방식인 외화예수금을 늘렸지만 일부 은행은 이에 못지 않게 외화 차입 규모도 늘면서 외화자금 조달 구조는 은행별 편차를 보였다.
19일 각 사 공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의 작년 3분기 외화자금 평균 잔액은 총 205조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의 외화자금은 지난해 2분기 200조원을 돌파한 뒤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화자금에는 외화예수금을 비롯해 외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비용을 지불하고 조달하는 외화차입금과 초단기성 자금인 외화 콜머니, 외화 사채가 포함된다.
시중은행의 외화자금 규모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모두 확대됐다. 외화자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지난해 3분기엔 1년 전보다 12.1% 증가한 48조9044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이 10.1% 증가한 42조4558억원으로 집계됐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8.7%, 5.6% 늘었다.
외화자금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외화자금 비중도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10.97%에서 12.02%로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0.66%포인트, 0.43%포인트 오른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외화자금이 증가했음에도 비중은 0.21%포인트 축소됐다.
외화자금의 대표적 조달 방식인 예수금과 차입금을 나눠서 보면 예수금은 9.4% 증가한 119조1759억원으로 나타났고 차입금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7.5% 확대됐다.
다만 조달 구조는 은행별로 편차를 보였다. 통상 외화차입금 규모가 증가하면 조달 구조가 다소 악화했다고 평가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예수금은 17.4% 증가한 것과 달리 차입금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4% 감소해 조달 구조가 비교적 안정됐다. 반면 하나은행은 예수금인 3.1% 늘었지만 차입금은 26.1% 늘어 시중은행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은행이 지난해 들어 적극적으로 외화자금 조달에 나선 배경엔 여전히 높은 금융 변동성이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에 따르면 연준에 예치된 역환매조건부채권(RRP)가 작년 하반기 들어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여유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경계감이 커진 상황이다.
한은은 “미 단기시장자금 시장 혼란이 촉발될 가능성은 낮지만 예상외로 미 단기자금시장 경색 및 국채시장 전이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외화자금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사그라든 영향으로 원·달러환율이 다시 1300원대로 진입하면서 환율 변동성 역시 커졌다.
시중은행이 외화자금을 두둑히 쌓아 단기 조달 능력을 강화했기 때문에 리스크 대응 능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도 외부 도움 없이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고유동성자산 비중을 보여주는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 평균은 작년 3분기 기준 150.9%로 3년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자금은 코로나 이후부터 꾸준히 상승해왔다”며 “특히 작년부터 국내외 금융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은행들도 모니터링을 강화면서 동시에 외화자금 조달을 통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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