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확대 기조 속 중기 대상 동산담보대출 증가
저금리로 중소기업·소상공인 자금 제공…포용금융 실천

시중은행이 기업금융으로 발 길을 돌리며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해온 가운데 지난해 기업대출 성장폭이 컸던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만 동산담보대출을 확대했다. 경기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대출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금을 제공하며 포용금융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총 1조363억원으로 집게됐다. 전년 동기 9839억원보다 5.4% 늘었는데 1조원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동산담보대출은 기계설비나 재고자산, 농·축수산물, 지식재산관 등 유동성이 큰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동산담보대출이 증가한 건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주도한 성과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작년 3분기 기준 808억원으로 규모만 놓고 보면 시중은행보다 현저히 작지만 1년 전보다 40% 늘어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경우 2022년 3분기 3084억원에서 3962억원으로 28.5% 늘었다.
두 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중에서도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분기 기준 기업대출이 1년 전보다 11.5% 늘어 시중은행 중 증가폭이 가장 컸고 농협은행이 6.8% 늘어 하나은행 뒤를 이었다.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성장이 제한된 만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업금융을 확대하고자 했던 움직임이 동산담보대출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동산담보대출은 부동산같은 고가 담보가 부족하거나 신용대출 한도를 모두 채운 중소기업이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로 이용한다. 부동산 담보나 신용대출 한도 이외 별도 한도를 부여하며 기계류나 재고자산이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일반 기업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특징이 있다. 특히 지난해 경기침체 여파로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커지자 포용금융 차원에서 동산담보대출을 늘렸다는 게 은행의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을 확대하면서 우량차주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대출 한도를 다 채웠거나 자금 조달 수요가 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낮은 금리에 최대한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한 결과가 동산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나머지 시중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줄었다. 시중은행 중 동산담보대출 규모가 두 번째로 컸던 신한은행은 작년 3분기 24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5% 축소됐다. 국민은행은 8.2% 줄어든 2561억원을 기록했고 우리은행은 1% 감소에 그쳤다.
동산 특성상 유동성이 큰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보다 동산담보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한 결과로 분석된다. 담보 대출로 분류되지만 부동산보다 회수 불확실성이 높고 부실이 발생할 경우 담보권을 실행하려면 경매 이외 사적 처분이 자체 취득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회수 과정이 비교적 까다롭다.
결국 동산담보대출 관건 역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등 여러 기술을 접목해 사후관리를 철저하게 할수록 리스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이 도산해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부동산 담보나 신용대출도 동산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다 손실이 있다”며 “대출을 실행한 이후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활용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고 동산에 식별번호를 별도로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동산담보대출은 리스크 관리 능력에서 갈린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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