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리스크관리 압박에 배당 딜레마 빠진 금융지주

시간 입력 2024-01-25 11:00:00 시간 수정 2024-01-24 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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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파트너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주주환원’ 촉구
상생금융 비용 반영에 4분기 실적 전망치 하회
부동산 PF 리스크 대비한 당국의 충당급 적립 당부도

지난해 연간 실적발표를 앞두고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배당 딜레마에 빠졌다. 높아진 주주들의 기대치를 맞춰야 하지만, 금융당국이 향후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라고 강조한 까닭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발표한 수천억원대의 상생금융 방안도 금융지주 실적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상장 은행지주 7곳을 대상으로 실적에 맞춰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얼라인은 우리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에 각각 12.5%, 13% 등 각 사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위험가중자산(RWA)의 성장률을 연 3~4% 이내로 제한하고, 주주환원율을 매년 2~3%포인트씩 점진적으로 높일 것을 요구했다.

또 금융지주들에게 목표 CET1 비율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은 주주환원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 은행 대비 저평가를 받는 이유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주주환원율에 있다는 게 얼라인 측 주장이다.

이들 금융지주는 주주 기대에 맞춰 적극적인 주주부양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지만, 얼라인 측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5조89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더욱 좋지 않다. 하나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IBK기업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1.9% 줄어든 2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실적감소 배경으로 정부의 상생 압박이 꼽힌다. 앞서 지난해 말 은행권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그 규모는 KB국민은행 3721억원, 하나은행 3557억원, 신한은행 3067억원, 우리은행 2758억원 등 4대 은행만 1조3000억원을 상회한다.

하나증권은 “민생금융지원 방안의 비용 인식 시기는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 “총 1조7760억원의 민생금융 지원액 중 4분기에 비용을 반영하는 규모는 약 1조4090억원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적립도 부담 요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최근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광주·대구·경남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에 대손충당금 산정체계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 이자장사 비판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을 확대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각 금융지주들이 주주친화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전년 수준의 배당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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