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기술금융 1년 전보다 15% 줄어…기업대출 증가 추세와 대조
깐깐해진 기술금융 심사기준…중소·벤처기업 자금 조달 장벽↑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 대상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오히려 줄었다.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기술금융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장벽을 높이고 있어 기술금융이 활기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29일 은행연합회 기술금융 종합상환판 공시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54조8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 27조6706억원(15.2%) 줄어든 규모이다.
2022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년 40조원씩 증가하며 시중은행 규모만 180조원대에 달했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2023년 들어 감소 추세로 돌아서다 150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기술금융 한 축을 담당하는 4대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일제히 줄었다. 시중은행 중 기술금융 규모가 제일 컸던 국민은행의 경우 2022년 11월 48조1333억원에서 1년 뒤 38조5034억원으로 20% 축소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20.6% 줄어 국민은행과 증가폭이 비슷했고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0.6%, 9.3%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은 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신용도가 높지 않은 혁신 중소기업에게 기술을 담보로 제공하는 금융 상품이다. 일반 대출보다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기업의 기술 혁신 전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기술금융이 축소된 건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에서도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05조3963억원에서 104조2401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은행권의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 기업대출을 확대하며 성장을 꾀한 양상과는 다소 엇갈린다.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은 1년 간 약 8.9% 늘면서 시중은행의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 기업은행 역시 224조원에서 240조원으로 7.1% 늘었다.
특히 대기업 대출 성장률이 크게 늘었는데 이와 달리 기술금융이 축소된 건 은행들이 우량 자산 위주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고금리 영향으로 기술신용대출 역시 금리가 오르면서 신규로 대출을 받기보다 상환하는 중소기업이 늘었다는 게 은행의 입장이다. 실제로 기술신용대출 건수를 보면 작년 11월 기준 74만17건으로 1년 전보다 14만건 넘게 줄었다.
게다가 기술신용대출 심사 가이드라인이 강화된 점도 기술신용대출을 위축하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2022년 9월 사전선별을 거친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상황, 한계기업 여부, 자본잠식 등 결격사유를 판단하는 심사기준을 마련했다. 기술연관성이 적은 단순 도·소매업을 포함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을 대상에서 제외시키면서 대출 기준이 보다 까다로워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금리가 높다보니 기술신용대출 상환되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많고 신규 대출이 들어와야 하는데 기술신용평가 기준이 까다로워져서 전반적인 하락폭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깐깐해진 심사 기준과 함께 고금리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기술신용대출이 위축될 전망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신용대출 조건이 완화되지 않는한 앞으로 기술신용대출이 예전만큼 확대되기는 어렵다”며 “영세한 중소기업의 자금 공급을 위해 지역보증과 보증서 발급 등 협업을 강화해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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