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전입 비율 보여주는 대손비용률 증가세
금융 불확실성에 충당금 대거 적립 영향
대손비용률 상승에 수익성 감소 현실화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총 대출 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전입 비율을 보여주는 대손비용률이 크게 뛰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과 금융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하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다.
다만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던 4대 금융지주의 최대 실적 행진이 멈췄다. 올해 역시 금융 환경 악화에 따른 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대손비용률이 수익성 변수로 떠올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대손비용률은 평균 0.54%로 집계됐다. 1년 전(0.33%)보다 0.21%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대손비용률은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영업에서 발생한 대손비용을 총 여신 평잔으로 나눠 구한다. 대손비용률이 낮을수록 손실흡수능력과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한다.
금융지주 별로 보면 우리금융지주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0.26%로 금융지주 주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듬해 0.53%로 0.27%포인트 늘었다. KB금융지주가 같은 기간 0.43%에서 0.67%로 늘었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0.23%포인트, 0.08%포인트 상승한 0.57%, 0.39%로 나타났다.
금융지주의 대손비용률이 1년 새 이처럼 급격히 상승한 건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와 부동산PF 부실 위험에 따라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이다. 특히 태영건설로부터 시작된 부동산PF 리스크가 커지자 선제적으로 손실흡수능력을 강조한 금융당국의 입김도 거세가 작용했다.
그 결과 작년 4대 금융지주가 쌓은 대손충당금 규모는 전년 대비 71.4% 증가한 8조9934억원을 기록했다. 대손비용률이 가장 급격하게 증가한 KB금융지주가 금융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3조1464억원을 적립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라 금융사의 최고 실적 행진에는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KB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의 실적이 일제히 후퇴했다. 특히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이 가장 컸던 4분기 순이익은 1조3629억원으로 직전 분기(4조4218억원)에 견줘 반토막 이상 쪼그라들었다.
악화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손충당금을 쌓았다지만 통상 대손비용률이 치솟으면 시장에서는 금융사의 위험노출액이 커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다. 금융사가 매 분기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때 누적 대손비용률이 상승했을 경우 시장참여자들이 부실 리스크 해소와 성장 전략을 요구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KB금융지주의 대손비용률과 관련해 “대손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순이자마진이 축소되면서 향후 2년간 국민은행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순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그룹 전체 이익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대손비용률이 치솟고 있지만 자산건전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금융지주의 고민 역시 커지고 있다.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자니 수익성 둔화가 우려되고 부동산 PF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추가 충당금 필요성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고 은행권이 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공격적으로 쌓았다”며 “다만 아직까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알 수 없는 데다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대손비용률이 실적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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