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홍콩H지수 파생결합증권 분쟁조정기준안 발표
기본배상비율 최대 40%…불완전판매·투자경험별 차등 배상
은행 사례별 법률 검토 착수…당분간 수수료이익 위축 불가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피해 배상 노력, 제재 수준 결정시 참작”
홍콩 항셍기업기주(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 배상 기준이 윤곽을 드러냈다. 판매사와 투자자별로 차등을 둬 실질 배상 비율은 20~60% 구간에서 이뤼질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에서는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에 나서는 등 대응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분쟁조정안 발표와 함께 금융당국이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에 대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고 한 만큼 당분간 은행권의 수수료이익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홍콩H지수 기초 ELS 관련 잠정 검사결과 및 분쟁조정기준안’을 11일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은 홍콩H지수를 연계한 ELS 상품의 손실 가능성이 현실화하자 현장검사를 통해 판매 금융사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 기본배상 40%…불완전판매·투자자 책임에 따라 ±45%p 가감
금감원이 발표한 기준안에 따르면 배상비율은 판매사와 투자자 고려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기본배상비율은 판매사들이 △적합성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 위반행위에 따라 20%에서 최대 40%까지 적용된다. 여기에 판매한도와 리스크 관리 등 미흡한 내부통제를 문제 삼아 은행과 증권사에 각각 최대 10%포인트, 5%포인트를 가중한다.
이번 배상기준안에서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부분은 불완전판매 요소다. 투자자별 특수성과 불건전 영업행위에 따라 배상비율이 최대 45%포인트 가중된다. 가령 예적금 가입목적으로 금융회사를 방문한 것이 인정되는 경우 최대 10%포인트, 금융취약계층별로 5~15%포인트 차등 적용된다.
반대로 가입자에게 책임 소재가 있을 경우 배상비율이 차감된다. △과거 ELS 투자 가입횟수와 상품 이해도에 따라 최대 25%포인트 △ELS가입규모와 수익규모별로 최대 15%포인트 △금융상품 이해능력에 따라 최대 10%포인트 차감하기로 했다.
이는 과거 DLF사태와 달리 ELS 상품이 대중화된 데다 조기상환이 가능한 상품 구조상 반복가입이 가능하고 판매시점에 따라 적용법규 범위가 상이한 특수성을 고려한 조처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분쟁조정안은 DLF·사모펀드 사태 등 과거 분쟁사례를 참고하되 ELS 상품 판매와 투자형태의 특수성을 고려해 보다 정교하고 세말하게 설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배상 기준안 이행 여부에 따라 제재 수준이 결정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판매사의 고객피해 배상 등 사후 수습 노력은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과징금 등 제재 수준 결정시 참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수조원 손실에 은행권 배상안 마련 난항…제도 개선 후폭풍 우려도
분쟁조정기준안이 발표되자 은행은 배상 비율 산정에 따른 배상 규모와 은행 실적에 미칠 여파 등 종합적인 검토에 돌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주요 판매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과 증권사의 판매 규모는 각각 15조4000억원, 3조4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달 7일 기준 국내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ELS 손실 규모는 5221억원으로 평균 손실률만 53.6%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체 잔액의 80.5%(15조1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며 올해 총 손실 금액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은 ELS에 가입한 고객 계좌가 24만3000개에 달하는 만큼 개별 사례에 판매사와 고객의 책임을 얼마나 반영하느냐에 따라 배상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바가 없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기 조심스럽다”면서도 “판매 고객별 사례를 검토해야 하는 만큼 배상안 도출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위와 함께 ELS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고위험 상품 판매 여부를 제도 개선 선택지 중 하나로 논의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제도 개선에 따라 고위험 투자 상품 판매가 전면 금지될 경우 은행권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은행의 취약한 수익구조 상 예대마진이 줄어들 경우 투자 상품 판매에 다른 수수료 수익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데 ELS 판매가 금지될 경우 장기적으로 수수료 수익이 축소돼 은행의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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