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국민, 100억원대 부당 대출 사고 수면 위
금융사 횡령·배임 비중 은행권이 최고
당국 제도 개선에도 효과는 글쎄

KB국민은행 안양지역 한 영업점에서 104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에서도 10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 금융사고가 이어지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제도 개선만으로는 직원 개인의 일탈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은 안양지역 한 영업점에서 104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해당 지점은 부동산 담보 가격을 부풀려 적정 수준보다 대출을 더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상가가 수년간 미분양 상태였기 때문에 원분양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분양됐음에도, 담보물건 가치를 최초 분양가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앞서 NH농협은행도 지난 5일 109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여신 담당 직원이 지난 2019년 3월 25일부터 지난해 11월 10일까지 부동산 관련 담보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치를 실제보다 더 부풀린 것이다. 농협은행은 해당 직원을 형사 고발하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권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우리은행의 700억원대 횡령 사고를 시작으로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에서도 수백억원대 배임·횡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금융권에서 발생한 배임 금액은 총 1013억원8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42.1%(426억8650만원)로 가장 컸다.
횡령의 경우 금융권 전체에서 1816억590만원에 달했고, 은행권이 1509억8010만원(83.1%)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지난해 하반기에는 BNK경남은행에서 3000억원에 육박하는 횡령 사고가 발생한 사실도 드러났다. 부동산 프로켁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자금을 관리하는 직원이 14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자금을 빼낸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2024년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처럼 은행권 금융사고가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 운영’,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 발표’ 등 내부통제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오는 7월에는 금융권 중대재해법으로 여겨지는 ‘책무구조도’도 본격 시행된다.
책무구조도는 임원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 금융사의 내부통제 감시 기능과 임원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노력에도 연초 수백억원대 금융사고가 연달아 터지면서 배임·횡령에 대한 금융사의 문제의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금융사고가 개인 일탈에서부터 비롯되는 만큼, 기업문화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횡령 사고는 끝이 없다. (발생한 횡령 사고 등을 보면) 금액이 너무 크다”며 “그동안 내부통제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 않았나 싶어 항상 내부에서도 크로스체킹할 수 있도록 각 라인에서 다 들여다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책무구조도의 경우 실제 영업현장에서 1선, 2선, 3선이 RNR(역할과 책임)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부분이 기업의 문화로서 승화돼야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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