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에 시중은행 가계 부실채권 1조원 돌파…우리은행 9.8%↓

시간 입력 2024-05-29 15:00:00 시간 수정 2024-05-28 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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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부문 NPL 1조557억원…전년 말보다 8.9%↑
고금리에 차주 상환능력 약화…당국, 건전성 관리 예고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부실채권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고금리와 경기불황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급격히 저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여신 중 고정이하여신(NPL)으로 분류된 금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1조557억원으로 전년 말(9695억원) 대비 8.9%(862억원) 증가했다.

NPL은 금융사의 총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을 뜻한다. 금융사들은 대출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한다. 이 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NPL이라 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가계 부문 NPL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327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2%(431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3034억원으로 7.0%(19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7.5%(401억원) 증가한 2697억원의 가계 부문 NPL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만 지난해 말 172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555억원으로 9.8%(169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가계 부문 NPL이 급증한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가 자리한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3.50%로 결정한 뒤 이달까지 11차례 연속 동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주들의 상환 능력은 지속해서 악화하는 추세다.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0.27%로 지난 2022년 말(0.19%)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은 상·매각 등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충당금을 쌓으며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금융지원 정책으로 건전성 관리가 수월했던 ‘팬데믹 특수’가 끝나면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서민들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세자금대출 및 보증부대출과 같이 기본적인 차주의 상환능력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행되는 대출은 결국 금융기관의 대손비용을 증가시키고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우려 차주 등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은행권이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를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토록 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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