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 축소한 시중은행, 대기업대출은 크게 늘려

시간 입력 2024-05-30 07:00:00 시간 수정 2024-05-29 17: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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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1년 새 21조원↓
대기업대출은 29조1654억원 증가
당국 심사기준 강화에 은행 리스크 관리 영향

주요 은행들의 기술금융 규모가 1년 새 크게 줄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기업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52조52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0%(20조8162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건수는 34만3170건으로 23.1%(10만3181건) 줄었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창업·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 상품이다. 은행권은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14년부터 해당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기술금융 규모가 가장 많이 줄었다. 올해 1분기 말 국민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4조901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말 43억5258억원 대비 1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5조4976억원, 38조4882억원으로 각각 16.2%, 10.3%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2.1% 줄어든 34조90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기업대출 영업에 힘을 싣고 있는 은행 전략과는 정반대 행보다. 4대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48조54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4%(29조1654억원) 급증했다.

신한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1분기 25조4615억원에서 올해 1분기 33조4655억원으로 31.4% 급증했다. 하나은행(27조7472억원, 24.9%↑)과 국민은행(38조8703억원, 24.5%↑), 우리은행(48조4660억원, 19.7%↑)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대기업대출 잔액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들이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적은 대기업대출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1%로 전년 동기보다 0.02%포인트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58%로 0.17%포인트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채 발행시장이 위축되고 전반적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이 늘었다”며 “은행들이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힘을 쏟은 점도 대기업대출 증가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제도개선으로 심사 문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기술신용대출 취급이 줄어든 데 영향을 미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하반기 기술신용대출을 받기 위한 사전절차인 TCB의 발급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은행권 기술금융 규모가 다시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 테크평가에 기술금융 우대금리 관련 지표를 추가키로 하면서 관련 대출 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또 당국은 기술금융의 신용대출 취급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해 담보 위주의 여신 관행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의 창업·중소기업 옥석 가리기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4대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150조1233억원에서 1월 151조1583억원으로 늘어난 뒤 3월까지 매달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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