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산업분야 사회공헌 실태 및 발전방안 세미나
“규모만 큰 단순 금융지원…단발성 이벤트 대다수”
“중장기적 계획과 세부적인 성과 지표 수립해야”
국내 은행권의 사회공헌 규모가 매년 1조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정도는 상당히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이 대동소이한 데다 단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산업분야 사회공헌 실태 및 발전방안’ 정책세미나를 열고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전반을 진단했다.
이날 첫 발제를 맡은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장은 최근 몇 년간 은행권의 사회공헌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해외 주요 시중은행의 사례와 비교했다.
은행연합회가 최근 발간한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총금액은 1조6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2380억원) 대비 40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들 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총금액은 2019년 1조1359억원을 기록한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1조원이 넘는 규모를 이어오고 있다. 총금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2019년 서민금융(49.1%)이었으나, 지난해는 지역사회·공익(61.9%) 부문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증가 추세에도 국내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동이 상당히 아쉽다고 정 이사장은 평가했다. 그는 “차별성 없고 특별한 방향성이 없는 유사한 사회공헌활동이 많다”며 “단발적인 이벤트나 캠페인에 집중하는 경향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반면 해외은행의 경우 글로벌 이슈에 초점을 맞춘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해왔고, 민간 파트너십과 지속적인 지원을 토대로 성과를 도출해왔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국내 은행이 사회공헌분야를 일률적으로 구분하지 말고 은행·재단별 기업가치와 신념에 맞는 특정 활동을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디지털전환 시대를 맞아 혁신적인 시스템 개발·활용으로 사회적 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테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한창근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은행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과 평가 등을 소개했다.
한 교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의 주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개별적 평가(3.64~3.81점)보다 은행의 사회공헌에 관한 전체적인 인식 수준(3.34~3.58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사회공헌 활동 발전·개선을 위해 필요한 분야로는 ‘사회적 가치 임팩트 투자’가 22.8%로 가장 높았다. 1~3순위를 합한 경우에는 △취약계층 경제적 자립 지원 50.6% △공정한 일자리 창출 47.2% △사회적 가치 임팩트 투자 43.5% 순으로 나타났다.
이선우 공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은행권 사회공헌활동과 관련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에는 은행 및 금융권 종사나 12명과 사회복지 및 시민사회 영역 활동가 16명 등 총 28명이 참여했다.
인터뷰 참가자들은 은행 및 금융기관의 사회공헌활동 중요성이 커졌다는 데 입을 모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도 금융권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기존보다 더 늘었다는 설명이다.
또 이 같은 인식에 맞춰 금융권도 사회공헌활동 지출 비용을 늘렸지만, 국민들의 인식하는 체감 수준이 낮다고 인터뷰 참가자들은 꼬집었다. 금융당국의 정책에 맞춰 단발성으로 진행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비중이 높고, 이마저도 국민의 기대하는 수준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사회공헌활동의 방향이라든지 그 내용이 정권 교체나 특정 리더의 교체 등에 좌지우지되다 보니 프로젝트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책임이라기보다는 은행 자체의 경향이나 이익과 직결되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토론 참석자들 역시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이 단발성 이벤트에 집중됐다는 발제자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중장기적인 계획과 세부적인 성과 지표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소장은 “은행연합회는 6개 분야에 대한 사회공헌 금액을 공시했지만 이는 서민금융부담 완화, 청년·취약층에 대한 지원 등 단순 금융지원 수준”이라며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ESG 차원에서 각자의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ED&I(형평성·다양성·포용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금융기관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 기부나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임팩트 투자와 결합할 때 그 의미와 영향력이 극대화한다”며 “미국의 대형 은행이 저소득층 주택 지원 프로그램에 임팩트 투자를 통해 자금을 제공하는 사례는 주거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의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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