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0% 유지…인하 시기는 불투명
“물가 안정됐지만 외환·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고려해야”
“잘못된 시그널로 주택시장 흔들면 안 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고수했다. 금융통화위원 모두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하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가늠하기도 어려워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줘서 기대를 너무 높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3.50%로 유지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12차례 연속 동결되며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금통위, 금리 동결 ‘만장일치’…금융안정 고려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원·달러 환율 변동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가계대출 증가세 등 금융안정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이 상당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6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잔액은 1115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원 늘었다. 특히 주담대는 6월에만 6조3000억원 늘며 전월(5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20조5000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기대가 외환시장,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을 통해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를 인하할 경우 내수 부진과 취약부문의 어려움을 완화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반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증대시키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은 3개월 뒤에도 현재 3.5%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었고, 나머지 2명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두 금융위원의 견해는 3개월 뒤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놓고 그 당시에 가서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3개월 뒤 인하할 가능성이 있게 열어놔야 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부연했다.

◇차선 바꿀 상황 조성…섣부른 기대감은 경계해야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준금리를 내리기에 안정적인 수준에 들었다고 평가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석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였다면,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아 언제 방향 전환을 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금융안정 등을 계속해서 살펴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금융안정 상황에 미칠 영향을 경계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이번 통방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온 뒤 이르면 8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는 “가계부채 상승 이슈를 지난 5월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하거나 금리 인하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통위원 모두 공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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