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잔액 683.9조…1년 전보다 12.1%↑
중기 취약차주 증가에 대기업 영업 집중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대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고금리 장기화로 취약 차주가 늘며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우량한 대기업에 영업력을 집중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원화)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683조97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2.1% 증가한 규모다.
4대 시중은행의 중기대출 잔액과 대기업대출 잔액은 539조4140억원, 140조63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8.1%(40조3540억원), 31.4%(33조5843억원) 늘었다. 전체 규모는 중기대출이 훨씬 컸지만, 잔액 증가분은 대기업대출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기업대출 잔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으로 1년 전보다 7.6% 늘어난 180조1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기대출 잔액은 138조3353억원으로 3.7% 증가했고, 대기업대출 잔액(공공 및 기타 포함)은 41조6129억원으로 23.9% 늘었다.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 176조572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9% 증가했다. 중기대출 잔액이 1278조9410억원에서 137조6140억원으로 7.6% 늘어나는 동안 대기업대출 잔액(공공 및 기타 포함)은 27조0757억원에서 38조9589억원으로 43.9% 급증했다.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대기업대출 잔액(29조9198억원, 15.4%↑)과 중기대출 잔액(141조3869억원, 12.5%↑) 모두 1년 전보다 늘었다. 기업대출 잔액은 12.6% 증가한 175조1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잔액은 152조2201억원으로 4개 은행 중 규모가 가장 작았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4.9%로 가장 컸다. 중기대출이 122조777억원으로 9.0% 증가하는 동안 대기업대출이 30조1424억원으로 47.4% 급증하며 기업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맞춰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영업전략을 선회해왔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내수 침체 등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악화하자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기업대출에 영업력을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9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24건)보다 263건, 2022년 상반기(452건)보다 535건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 자료를 보면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5%로 전월말 대비 0.06%포인트 하락한 반면, 중기대출 연체율은 0.72%로 0.06%포인트 상승헀다.
은행들의 우량 차주 위주 영업전략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하고 있는 데다, 중소기업 전망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306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전망조사 결과, 이들 기업의 8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6.6으로 전월 대비 1.4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3.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김재관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도 경제여건, 가계부채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에 주력해 대출 성장 속도를 탄력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CFO는 “올해 목표로 한 대출자산 성장 목표를 상반기에 선제적으로 달성한 만큼, 하반기에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및 수익률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추가적인 대출자산 성장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리스크와 수익성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집중하면서 상반기에 선제적으로 확보한 대출자산의 효율적 관리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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