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기준금리 동결…만장일치 배경엔 ‘금융 안정’ 우선

시간 입력 2024-08-22 16:13:48 시간 수정 2024-08-22 16: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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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50% 유지…13차례 연속 동결
“외환·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고려해야”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이전보다 과감하고 현실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3.50% 수준으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 기간이다.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배경에는 ‘금융 안정’이 자리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커지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한은 금통위는 22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3.50%로 유지했다.

◇금통위, 금리 동결 만장일치…“부동산 자극할 우려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 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금 더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자리했다.

7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월(5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소폭 줄었으나 넉 달 연속 5조원 이상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 대비 1.19% 상승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놨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오는 23일(현지시간) 예정된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과 일본 중앙은행 총재의 의회 기자회견,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굵직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향후 금리 조정에 대한 금통위원 의견은 엇갈렸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은 앞으로 3개월간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2명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4명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도 발표돼서 시행되는 만큼,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금리 결정을 하자는 의견”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것 자체가 금리를 반드시 인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영끌족에 “두 가지 고려해야” 경고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집값과 가계부채 규모 자체가 통화정책의 목표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은의 정책 결정 최우선 목표는 금융안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대한 것은 통화정책 외에도 거시건전성 정책을 정책 공조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그것만 보고 금리를 결정한다고 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규모가 금융안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지속해서 언급할 수밖에 없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그냥 두는 것이 우리 경제에 좋지 않다고 금통위는 판단하고 있다”며 “자원배분 측면에서 부동산에 은행 대출이 몰리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살려야 하는 이런 고리를 끊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대한 경고도 덧붙였다. 그는 “2018~2021년처럼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선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과거보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과감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회를 통해서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이 실현되길 바라고, 그럴 경우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데 대한 제약이 될 수 있다” 말했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요 정책을 들었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면서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 스트레스 금리를 0.75%가 아닌 1.2%포인트로 상향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DSR 강화 가능성이 더 커졌고 금융위원장도 명시적으로 추가적인 수요 대책을 통해 부동산 가격에 대응하겠다고 했다”며 “현재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부추기는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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