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연속 0.25%p 인하 연 3.00%…추가 인하 가능성 시사도
내년 경재성장률 전망치 1.9%로 하향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에는 “충분히 관리 가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8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에 이어 2차례 연속 인하다. 당초 동결을 가늠했던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내린 배경에는 미국 대선에 따른 교역환경 불확실성과 경기부진 우려 등이 자리했다.
한은 금통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3.00%로 결정했다.
◇한은, 시장 예상 깨고 기준금리 깜짝 인하
앞서 한은은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0.25%포인트 낮추며 38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바 있다. 당시 한은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게 적정하다고 설명한 만큼, 시장도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보다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었다.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에는 이달 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교역환경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큰 변화가 있었다”며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불확실성을 고민하고 있었지만, 상하원 모두 한 쪽으로 몰린 레드스윕은 예상을 넘어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1.9%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3분기에 예상보다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는데, 이는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수출 경쟁이 심화한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수출에 관한 불확실성과 성장 전망 조정은 새로운 정보고 굉장히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조적 문제로 인한 흐름인 만큼, 내년까지 저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준금리 인하 놓고 금통위원 의견 엇갈려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두고 금통위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 총재에 따르면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고,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은 동결 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소수의견이 나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하와 동결 모두 장단점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향후 금리 인하의 영향을 점검하면서 정책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총재가 소수의견을 제시한 것은 2004년 11월 이성태 당시 부총재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과거 패턴을 통해서 지금 현재를 해석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소수의견도 이번 결정에 있어서는 금리를 낮추고 높이는 것이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금통위원들에게 장단점을 말씀드렸고, 그 안에서 금통위원들이 본인의 의견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3개월 이후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우리 경제의 중립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여력을 고려해서 속도를 점진적으로 조절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3명은 3%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내외 경제 여건뿐만 아니라 이번에 발표한 성장 전망 자체의 불확실성도 높아 향후 경기 전망 변화에 따라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에는 “관리 수단 충분”
환율 변동성 확대는 금리 인하에 따른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 이후 1400원 선을 웃돌기도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이 총재는 환율 변동성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외환보유고도 충분하고 환율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이 있다”며 “일례로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액수를 확대하고 기간을 재연장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특정 환율 수준이 위기라고 얘기하기에는 구조가 바뀌었다”며 “우리가 더는 외채를 많이 지고 있는 나라가 아니고, 내국인의 해외투자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트럼프 트레이드’가 숨을 고르는 모습”이라며 “최근 원화의 절하 속도가 다른 화폐보다 빠르지 않아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충분한 의지와 수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으로 불거진 ‘기준금리 무용론’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일축했다.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통화정책 효과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아닌 전환 기대감이 생길 때부터 금리가 얼마나 인하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가계부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가산금리가 오른 것은 금융안정 도모를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었다. 내년 초부터 가산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니 길게 봐달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도 거듭 일축했다. 이 총재는 “8월 기준금리 동결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며 “성장뿐만 아니라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실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무총리 하마평에 대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한은 총재로서 맡은 바 현재 업무에 충실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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