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시장상황 점검 나서
원활한 유동성 공급 위해 RP매매 대상 기관·증권 확대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 작아…모든 가능성 염두에 둘 것”

박종우 부총재보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외환시장 점검 및 시장안정화 조치 실시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내년 2월까지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으로 유동성을 공급한다. 비상계엄 선언에 따라 시장 불안이 커지자 적극적으로 안정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마련한 조치가 충분치 않으면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은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임시 금통위를 열고 비상계엄 선언·철회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 점검과 대응책 마련을 논의했다.
전날 밤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비상계엄 선언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42.0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26일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후 이날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며 6시간 만에 계엄이 해제됐지만, 후폭풍에 따른 불안 요소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정부부처는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한은 역시 이날 오전 임시 금통위를 열고 시장 상황 점검에 나섰다.
금통위는 “비상계엄 직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해제 이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임시 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논의 결과 금통위는 이날부터 내년 2월까지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RP 매입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구입하는 방식이다.
금통위는 RP 매매 대상기관 범위를 국내 은행과 외국은행 지점 전체, 토자매매업자와 투자중개업자 전체, 한국증권금융으로 확대했다. 또 RP 매매 대상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권,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을 추가했다.

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해제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임시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대상증권을 추가 확대한 부분은 과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확대했을 때, 그리고 2022년 채권시장 불안이 있을 때와 같은 수준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용훈 금융시장국장은 “비정례 RP 매입 등을 통한 시장 유동성 공급 규모는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정확한 규모는 시장 상황과 분위기 등을 최대한 종합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외화 RP 등을 통해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 급변동 시 다양한 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단 시행 시기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윤경수 국제국장은 “지금까지 외화 유동성 관련 지표에서 특이 상황은 없었다”며 “외화 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으로 보인다. 외화자금시장 쪽에서는 크게 다른 모습이 나타나진 않았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환시장에서 환율이 올라가는 것과 외화자금 시장에서 펀딩 관련한 외화자금의 조달 공급은 다르게 이해해야 할 것”이라며 “환율의 경우 어제 많이 올라갔지만, 오늘 장 열린 이후 달러 가치 변동과 같이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통위는 한국은행법 제64조 및 제80조에 의거해 대출이 필요한 경우 의결을 거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박 부총재보는 “개별 건에 대한 대출은 사전 프로세스가 많아 준비해놓겠다는 의미”라며 “특히 한은법 제80조의 경우 절차가 상대적으로 길다. 금통위에서 상황 판단도 해야 하고, 실제 대출을 실행하려면 대출 약정서 등도 확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박종우 부총재보는 “현재 금융시장 상황은 코로나19나 2022년 채권시장 불안 당시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특히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어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 자체가 (이전 사태 당시보다) 상대적으로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 측은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 상황점검 및 대응회의를 개최해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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