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업성 불투명…고강도 조직 쇄신 공감대
조직 몸집 줄여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응
AI·플랫폼 등 신사업 확장에 집중
내부통제 강화로 금융사고 재발 방지 천명

시중은행이 신년을 맞아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커지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조직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한편, 디지털 관련 부서를 강화해 새 먹거리 발굴에 힘을 실었다. 이들 은행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부문도 대폭 강화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신한·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2025년도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이들 은행 모두 본부 조직 슬림화를 최우선으로 했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으로 내부 영업환경도 악화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기존 31본부 139부 체제를 27본부 117부 체제로 축소한다. 여의도와 광화문, 강남 등 주요 지역에 본부가 직접 관할하는 지역본부를 운영해 금융 서비스 질을 높이고, 주요 영업점에는 기업금융(SME) 전담 지점장을 신규 배치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한다.
신한은행은 고객 관점에서의 해결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고객솔루션그룹 내 개인솔루션부와 기업솔루션부를 통합, ‘고객솔루션부’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본점 12개 부서를 기존 부서에 통폐합하는 등 본점 조직을 슬림화하고 영업 현장 지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성을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본부 조직을 기존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했다.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자산관리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하고,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했다.
이들 은행은 비대한 조직 구조를 축소하면서도 인공지능(AI)과 플랫폼 등 신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는 한층 강화했다. 이는 작년 금융당국이 ‘금융 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은행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기존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각 센터장에 LG와 엔씨소프트 출신 인사를 선임했다. 신한은행은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는 ‘디지털이노베이션(영업추진4)그룹’을 신설하는 한편, 기존 디지털솔루션그룹은 ‘디지털솔루션본부’와 ‘디지털혁신단’으로 재편해 고객솔루션그룹으로 통합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 전략 기능과 신사업 추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또 디지털혁신그룹 내 ‘데이터본부’를 신설해 금융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데이터·디지털 간 시너지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은 WON뱅킹사업본부의 편제를 강화했다. WON뱅킹사업부와 MyData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해 최근 리뉴얼한 WON뱅킹의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는다.

▲ KB국민·하나·신한·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내년도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시중은행은 이번 조직 개편에서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금융사고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특히 올 1월 본격 시행되는 책무구조도에 대응해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국민은행은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했다. 또 지역그룹대표의 역할을 고객기반 확대와 정도영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인사평가항목에 내부통제지표를 마련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그룹 내에 고객 관리 프로세스를 지속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손님관리시스템부’를 신설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손님 관리 체계 변화를 통한 전행적 영업문화 개선과 내실 있고 밀도 있는 손님 관리를 위해 해당 부서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각종 금융사고와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 등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에 더욱 힘을 실었다.
지주와 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지주, 은행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한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를 실행하기 위함이라고 우리은행 측은 설명했다.
또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했다. 특히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함으로써 일부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직원들의 중복된 업무량은 현저하게 줄이는 대신 내부통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해 한층 더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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