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칩 수출통제에 격한 반발…“혁신·경제성장 방해, 미국의 선도적 역할 훼손”

엔비디아 칩 절반, 수출 제한 국가에 판매 중…수익 타격 비상

미국 엔비디아 보이저사옥. <사진=엔비디아>

미국이 발표한 첨단 AI(인공지능) 칩에 대한 신규 수출 통제가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에 극심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 정부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상무부는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약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들에게만 제한 없이 판매하고,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 한도를 설정하는 신규 수출 통제를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중국으로 AI 반도체가 직접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기존 수출 통제에 더해 중국이 동남아, 중동 등의 제3국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AI 역량을 키우거나 제3국이 보유한 미국산 AI 칩을 수입하는 등의 우회로를 막으려는 포석이다.

미 정부의 발표에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97%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이외 고객으로부터 매출의 약 56%를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 매출은 무려 약 17%에 달한다.

길 루리아 D.A 데이비드슨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칩의 절반 정도가 수출 제한 국가에 판매된다”며 “해당 규제가 적용되면 엔비디아의 수익을 크게 제한할 것이다”고 말했다.

댄 코츠워스 AJ 벨 애널리스트도 “첨단 칩에 대한 접근을 대규모 제한함으로써 미국이 전 세계에 누가 보스인지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엔비디아를 비롯한 많은 미국 기업의 수익 잠재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네드 핀클 엔비디아 부사장은 “(이번 새 수출 제한 조치가) 전 세계적으로 혁신과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핀클 부사장은 “미국의 선도적인 반도체, 컴퓨터, 시스템, 심지어 소프트웨어가 설계되고,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방식에 관료적 통제를 부과할 것이다”며 “이번 조치가 AI 분야에서 미국의 선도적 역할을 훼손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수출 통제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3’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라이선스 우회 승인을 통해 미국 AI 칩 수입 제한의 영향을 받는 국가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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