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 법인 출범…가성비 앞세워 샤오미 생태계 구축 도전
스마트폰·TV 등 22개 제품 출시…국내 오프라인 매장도 오픈
삼성·LG, 경쟁구도에서 회의적 평가…국내 스마트폰 도전 번번히 고배

‘대륙의 실수’로 불리며 저렴한 제품으로 IT(정보기술) 시장을 사로잡은 중국 샤오미가 삼성·LG의 안방인 한국 시장에 정식 진출했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TV, 로봇청소기, 웨어러블 기기 등 신제품을 앞세워 한국에 ‘샤오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가 제품 출시에 앞서 한국 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힘을 실으면서, 삼성, LG와의 정면 승부가 예상된다.
샤오미코리아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지난 6일 한국 법인을 출범한 이후 첫 공식 행사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이 15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은서 기자>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기술 혁신과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지로, 항상 큰 영감을 주는 시장”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품질을 추구하면서도 합리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은 샤오미의 핵심 철학인 ‘모두를 위한 혁신’과 완벽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샤오미코리아 설립은 한국 소비자에게 더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샤오미의 의지”라며 “현지 커뮤니티와 긴밀히 협력해 한국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진정으로 공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이날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인 신제품 22개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TV, 로봇청소기, 웨어러블, 보조배터리 등 총 5종류다. 특정 제품군에 집중하기 보다는 샤오미 전체 생태계 경험을 한국 시장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날 샤오미는 파격적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가장 큰 장점으로 앞세웠다. 간담회 현장에서는 제품 가격이 공개될 때 마다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가장 먼저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샤오미 14T’ 256GB 모델 기준 59만9000원에 출고가가 책정됐다. 샤오미의 T 시리즈는 중급과 고급 사이에 위치한 준프리미엄급 라인업에 속한다. 삼성전자의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FE’ 출고가가 94만6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25만원 가량 저렴한 셈이다.
샤오미 14T는 프리미엄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의 주미룩스 모바일 광학 렌즈를 탑재해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렸다. 실시간 번역, 녹음 요약, 구글 서클 투 서치 등 인공지능(AI) 기능도 지원한다. 기기의 두뇌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는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8300을 장착했다.
중저가 라인업에 속하는 레드미노트 시리즈 신제품 ‘레드미노트 14 프로 5G’도 한국에 출시된다.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7300 울트라와 2억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제품으로, 출고가는 256GB 모델 기준 39만9300원이다. 이 제품은 샤오미코리아 공식 판매 채널(미닷컴, 쿠팡, 네이버스토어) 뿐만 아니라 국내 이동통신 3사 유통망에서도 판매된다.

키코 샤오미 동아시아마케팅총괄이 15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은서 기자>
아울러 샤오미는 이날 100인치 초대형 TV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대형 TV 시장 공략에도 시동을 걸었다. 100인치 대화면의 ‘TV 맥스 100’DMS 퀀덤닷(Q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144Hz 주사율과 120Hz(동작 보정 기술)을 지원한다. 가격은 299만8000원이다. 기본형 'TV A 시리즈'는 4K HDR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32인치 모델 기준 18만8000원부터 판매된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QLED TV와 미니 LED TV 시리즈도 공개하고,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QLED TV 라인업인 ‘TV A 프로 시리즈’는 43인치부터 75인치까지 총 4종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35만8000원부터 시작한다.
미니 LED TV 라인업인 ‘TV S 미니 LED 시리즈’는 65인치 모델이 99만8000원, 75인치 모델은 16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삼성, LG의 미니 LED TV 라인업에 비해 확연히 저렴한 가격이다. 지난해 출시된 LG전자의 QNED TV 75인치 모델은 284만원, 삼성전자의 네오 QLED 4K 75인치 모델은 819만원에 각각 판매됐다.
샤오미는 파격적인 가격 뿐만 아니라 그간 약점으로 지목받아 왔던 사후관리(AS) 등 고객 서비스도 강화해 한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워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고객이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AS 서비스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 사장은 “사용자 요구와 피드백을 기반으로 샤오미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다양한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초기에 일부 소비자들이 공식 보증이 없는 제품을 구매해 애프터서비스를 받지 못해 이로 인한 부정적인 사용자 경험이 발생했다”며 “샤오미코리아 설립을 통해 전담 고객 상담 전화 서비스를 운영하게 됐으며, 문제를 더 신속히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특히 샤오미는 글로벌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데이터 유출 등 보안 문제와 관련해서도자체 운영체제인 하이퍼OS의 보안성을 강조하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키코 샤오미 동아시아마케팅총괄은 “샤오미의 해외 서버는 유럽과 싱가포르에 있으며 데이터를 중국으로 전송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의 국내 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단기간에 점유율을 높여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TV 시장의 경우, 삼성·LG 등 두 글로벌 기업의 프리미엄 제품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의 시장진입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가격경쟁력이 큰 결정요인으로 작용하는 기관이나 기업 등 B2B(기업용) 부문에서는 샤오미가 틈새시장을 형성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샤오미는 이미 여러차례 국내에 저가형 스마트폰을 선보인 바 있지만, 그때마다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애플 경쟁구도로 짜여진 상황에서 30만원대 전후의 샤오미 단말기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의문” 이라 면서 “자급제폰이나 알뜰폰 뿐만 아니라 이통 3사 대리점 등에 안정적으로 진출하는게 관건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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