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고정이하여신 규모 3.9조…1년새 16.6%↑
NPL커버리지비율도 하락세…245.2%→204.3%
우리은행, 연체위험도 높지만 커버 여력은 시중銀 중 최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약화되며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에 따라 시중은행 차원에서도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놨으나, 고정이하여신 증가세가 충당금 전입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며 커버 여력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정이하여신은 총 여신 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의 합을 뜻한다.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커졌다는 건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차주가 그만큼 늘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총 3조94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3860억원)보다 16.6%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이 1년새 일제히 증가한 가운데, 우리은행의 1년새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은 78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660억원)보다 37.99%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영향이 남아 있는 탓”이라며 “향후 부실 우려기업에 대한 선제적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10%대의 증가폭을 보였다. 먼저 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은 1조200억원으로, 전년(8780억원)보다 16.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1.34% 증가한 1조286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8620억원으로, 전년(7870억원)보다 9.53% 증가하며 4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년새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한 데는 고금리 장기화와 고물가 지속에 따른 경기 불황 속 차주의 채무 상환 여력이 크게 떨어진 탓이 크다.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 기업이 늘면서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떼인 돈 역시 늘어난 것이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2022년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지며 서비스업 경기 위축이 동반됐다”면서 “기업 부문은 중소기업, 가계 부문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과 신규 부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은행들은 역대급 충당금을 쌓으며 위기 대응 능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가팔라지는 연체율 증가 속도를 충당금 전입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NPL커버리지비율 역시 하락하는 추세다.
NPL커버리지 비율은 차후 부실채권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표가 낮을수록 부실여신의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지난 4분기 말 시중은행들의 NPL커버리지비율은 평균 204.3%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45.2%)보다 40.9%p(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이 큰 폭 늘었던 우리은행의 커버리지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NPL커버리지비율은 247.4%로, 전년 동기(320.8%)보다 73.4%포인트 줄었다. 다만 대응 능력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여전히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밖에 △하나은행 165.3%(전년 대비 40.2%포인트 하락) △신한은행 202.0%(27.0%포인트 하락) △KB국민은행 202.5%(23.1%포인트 하락) 등 주요 시중은행의 대응 능력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연체율 역시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의 금리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줄어들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연체는 금리 인하에 후행하고 있으며, 현재의 금리수준도 과거 대비 낮은 수준은 아니기에 아직 고정이하여신의 감소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초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권은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위한 충당금 확충과 금년부터 시행하는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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