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기업대출 잔액 687.9조…1년 전보다 7.4%↑
늘어난 잔액만큼 연체율도 상승…건설업 침체 영향도
금융당국, 기업대출 부실 가능성 예의주시

국내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기업대출 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인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다만 올해는 내수 침체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건전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영업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원화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87조90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7.4%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96조5400억원으로 6.4% 늘었다. 잔액 규모와 증가율 모두 기업대출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당부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늘리는 쪽으로 영업 방식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6.7% 증가한 186조826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180조7494억원으로 12.5% 늘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023년 말 162조463억원에서 지난해 말 166조2329억원으로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경우 142조5455억원에서 154조961억원으로 기업대출 잔액이 8.1% 늘었다.

다만 늘어난 잔액만큼 높아진 연체율은 은행들에게 부담이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말 기준 0.31%로 1년 전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23년 말 0.31%에서 지난해 말 0.40%로 0.09%포인트 높아졌다.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건 고금리 장기화,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중소기업의 상환 능력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94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83건 증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으로 건설업 불황이 이어지며 중소 건설사들이 한계에 다다른 점도 연체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건설업 부도업체 수는 2023년 8곳에서 지난해 29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국 불안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대출 건전성 리스크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금융지주의 밸류업 추진으로 자본비율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기업대출 부실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2025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금융권 부채가 국민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기업부채 잠재리스크 조기 선별을 위한 관리 체계를 정교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실물경제 부실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하지 않도록 기업부채 등 취약부문에 대해 선제적 관리를 강화하고, 금융회사 손실흡수능력 제고 등 건전성 제도의 강화와 정교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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