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급보증 규모 81.2조…1년새 10.6조↑
4대 시중은행 지급보증 규모, 해마다 10조 가량↑
하나은행 규모 가장 컸으나 증가율 감소세도 뚜렷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지급보증 규모가 80조원을 넘어섰다. 기업대출 증가세에 1년 만에 10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지급보증은 채무자가 빚 상환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3자에게 부담하는 채무를 은행이 대신 책임지겠다고 보증한 계약을 의미한다.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취급하는 만큼, 기업대출 증가세에 힘입어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환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기업 경영 리스크 역시 올라가 관련 은행권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중 하나은행은 작년 기준 지급보증 규모가 가장 컸으나 증가세 면에서는 4대 은행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보증 규모는 81조21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0조5613억원)보다 15.09% 증가한 수준이다.
지급보증은 은행이 특정기업의 빚 변제를 보증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계약이다. 주로 무역거래를 활발히 하는 기업이 거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부도나 파산하게 될 경우, 은행이 그 돈을 대신 책임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4대 은행의 지급보증 규모는 1년새 일제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지급보증 규모가 1년새 큰 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보증 규모는 22조3756억원으로, 전년(18조3031억원)보다 22.25%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1년새 증가폭은 규모 자체도 은행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뒤를 이어 △우리은행 16조6103억원(전년 대비 21.88% 증가) △KB국민은행 17조8723억원(18.41% 증가) △하나은행 24조3537억원(3.48% 증가) 등 주요 은행의 지급보증 규모는 1년새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시중은행의 지급보증 증가세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 2022년 63조8301억원에 그치던 시중은행의 지급보증 규모는 2023년 70조5613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81조2121억원으로 80조원을 돌파했다. 1년에 10조 가량 증가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은행권의 지급보증이 증가한 데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기업대출 증가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신용장 거래를 비롯한 각종 무역 거래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차입하려는 기업 고객의 채무에 대해 보증하는 대신 수수료를 수취한다. 가계보다 주로 기업에 대한 지급보증 비율이 9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19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67조8000억원)보다 7.77%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대기업대출 잔액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4대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16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40조2000억원)보다 15.76% 가량 증가했다.
지급보증의 경우 계약이 까다롭고 기업의 신용도도 함께 고려하는 만큼 대기업들을 주 고객으로 한다. 이처럼 대기업 대출이 늘어나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지급보증도 함께 늘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에 따라 계약 건들의 원화 환산 금액이 커진 점도 지급보증 규모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66.5원)보다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450원대를 넘어서는 것은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외에는 경험해 본 적 없는 수준이다.
이처럼 환율이 크게 오른 것은 국내 정치적 불안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12월 3일 원·달러 환율은 1402.9원으로 거래됐으나, 발표 직후 오전 12시 20분께 1444.7원으로 치솟았다. 이후 3개월여 동안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CDS프리미엄은 연말 비상계엄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정치 불확실성이 3개월 가량 이어지며 점차 국내 고유 리스크가 환율에 미치는 설명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환율이 1500원 선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2분기까지 미 달러 강세 기조에 연동해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불확실성 확대 시 환율 상단은 1500원 내외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최근 들어 환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은행의 지급보증 리스크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고환율 상황에서 환율이 올라가는 만큼 기본적으로 은행권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증가할 수 있다”며 “특히 건설 쪽 같은 경우에는 이 비용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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