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통령, 한국에 25% 상호관세 부과…“예상보다 강해”
대미 수출 감소 전망…국내 경제 부가가치도 7~10조 감소 추정
외환시장 변동성에 국내 금융기관 리스크 관리 부담도 첩첩산중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정부도 “모든 가용 자원 투입”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상호관세 부과 조치라는 관세 칼날을 본격적으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율을 적용해 글로벌 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는 만큼, 한국 금융시장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른 국가별 상호관세 비율은 △한국 25% △중국 34% △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태국 36% △스위스 31% 등이다.
◆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외환시장 혼란…변동성 확대 가능성 커져
상호관세 부과 방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국채금리와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주요국 통화가치가 급변동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국시간 오전 6시(상호관세 방침 발표 직후)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9bp 내렸으며, S&P500 선물과 나스닥 선물은 각각 2.8%, 3.9%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0.1% 올랐다.
아울러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장 대비 68.43p(2.7%) 내린 2437.43으로 출발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14.10p(2.1%) 내린 670.75로 개장하며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는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예상보다 강한 수준의 관세 조치에 한국은행도 곧장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미국 상호관세 조치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이에 대한 대응 방침을 세웠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는 국가별 관세율이 높았고, 대상국가도 광범위했다는 점 등에서 시장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었다”며 “주요국의 대응 등 향후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외사무소 등과 연계한 24시간 점검체제를 통해 관련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필요 시에는 적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글로벌 교역여건 변화, 주요국 성장·물가 및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계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기획재정부>
◆ 관세 부과에 대미 수출 감소 전망…한국 경제 성장률도 ‘위태’
관세 부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는 한국 경제 성장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올해 경제 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0%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 시나리오 적용 결과 대미 수출은 9.3~13.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른 우리 경제의 명목 부가가치는 약 7조9000억원~10조6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대미 수출 감소뿐만 아니라, 중국에 부과한 높은 관세가 한국의 수출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부과로 한국의 직접적인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 물량을 최대 4%까지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때 국내 GDP에서 재화 순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6%임을 감안하면, 연간 성장률을 최대 0.23%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연구원은 “중국에 대해서는 이미 적용되고 있는 10%+10% 추가 관세에 상호관세 34%가 더 얹어지게 되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고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 수출도 더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와 같은 간접적인 파급효과는 한국의 전체 수출 물량을 약 3% 추가 감소, 성장률을 0.18% 추가 하락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앞서 언급한 대미 수출의 직접적인 감소에 못지않게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영향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직간접적인 두 영향을 함께 고려할 경우 향후 협상을 통한 관세율 조정이 없다면 이번 상호관세 조치로 한국의 전체 수출량은 최대 7%, 성장률은 최대 0.4%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도…정부, 시장 상황 ‘예의주시’
원·달러 환율은 관세 발표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1500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는 수출 감소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호관세 충격 여파에 따라국내 경제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당장 자동차 등 주요 수출제품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한 우회 대미 수출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부터 대미 혹은 대아세안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일부에서 언급되던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며 “동시에 헌재의 탄핵 결정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즉 1500원선을 재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커져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동시에 수출 경기 악화에 대비해 강력한 내수 부양정책이 추진될 필요성도 한층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관세정책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대미협상에 범정부적 노력을 집중하고, 경제안보전략 TF 등을 통해 민관이 함께 최선의 대응전략을 마련하겠다”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자동차 등 피해 예상 업종별 지원, 조선 RG 공급 확대 등 상호관세 대응을 위한 세부 지원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행은 “정부가 제안한 10조원 규모의 필수 추경에도 무역금융, 수출바우처 추가 공급, 핵심품목 공급망 안정 등 통상 리스크 대응 사업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전례 없는 통상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신속히 논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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