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내부통제 강화에도 금융사고 규모는 1년새 59% ‘급증’

시간 입력 2026-01-08 07:00:00 시간 수정 2026-01-07 17: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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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하나·우리은행, 1년새 금융사고 규모 늘어나
농협은행, 1년새 금융사고 발생 건수·규모 모두↓
금융사고 중 해외 법인 발생 규모 전체의 53% 달해
각 은행 수장, 올해도 입모아 ‘내부통제 강화’ 주문

각 은행들이 내부통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고 발생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고 수법이 점점 정교해지고 사고 발생 범위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확대되면서 통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올해 들어 공시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는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전년(16건) 대비 1년 만에 약 10건이 증가한 수치다.

사고 규모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5대 은행 금융사고 규모는 2265억4572만원으로, 전년(1425억7512만원) 대비 58.90%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사고 규모가 크게 불어나며 전체 규모를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도 금융사고 건수가 두 배로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먼저 신한은행의 지난해 10억원 이상 사고 건수는 5건으로, 2024년 1건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사고 규모도 13억4000만원에서 124억6640만원으로 830.33% 폭증했다. 다만 규모 자체는 여전히 5대 은행 중 가장 적어,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사고 건수가 1건에서 6건으로 늘었으며, 사고 규모는 70억원에서 536억3610만원으로 666.23%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사고 건수는 3건으로 전년과 동일했지만, 규모는 380억85만원에서 1119억2950만원으로 194.54% 급증했다. 특히 3건 중 2건이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발생했으며, 해당 사고 규모만 1095억670만원에 달했다.

KB국민은행은 사고 건수는 5건에서 10건으로 늘었으나 규모는 512억991만원에서 263억6300만원으로 48.52% 감소했다.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사고 건수와 규모가 모두 줄어든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지난해 NH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총 2건(전년 6건), 규모는 221억5072만원(전년 450억2436만원)으로 각각 크게 줄었다.

금융사고 증가에 은행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감시 시스템 구축, 준법감시 인력 확충, 내부 고발 포상금 확대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사고 발생 시 인사 조치를 강화하며 전방위 위험관리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를 본격 시행하면서 책임 소재가 더욱 분명해졌다. 책무구조도는 임원이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책임을 직접 부담해야 하며, 관리 의무 이행 여부에 따라 제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문제는 금융사고 수법의 고도화와 해외 사고 증가로 통제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발생한 금융사고 중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규모만 1199억5100만원에 달하며 전체의 52.95%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천명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최근 금융권에서도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내부통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사고 예방 시스템을 강화해 금융소비자의 자산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행장은 “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촘촘한 내부통제가 은행의 일상적인 영업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는 금융 안전망을 구축해 신뢰받는 은행이 되자”고 당부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도 “기본과 원칙에서 벗어난 성과는 반드시 위험으로 돌아오며 단 한 번의 사고가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모든 업무에서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주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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