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상속세 완납]① 삼성가 ‘상속세 12조’ 모두 털어냈다…“이재용 회장, 주식 한 주도 안 팔았다”

시간 입력 2026-04-06 07:00:00 시간 수정 2026-04-06 08: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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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고 이건희 회장 유산 약 26조원 상속
상속세만 12조원대…국내외 통틀어 최고 수준
세 모녀, 계열사 지분 매각 통해 9.4조원 마련
이재용 회장, 지분 매각 없이 배당금 등으로 충당
그룹 지배력 강화 차원, 지분 안 판 것으로 평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 오너 일가가 5년여 간 이어져 온 상속세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 총 12조원대의 천문학적인 규모의 상속세를 모두 완납하면서 삼성가는 ‘이건희 유산 정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상속세 완납을 계기로, 삼성은 명실공히 ‘이재용 체제’로의 전환을 모두 마무리 짓게 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재용 총수 일가의 상속세 납부 과정과 지분 변동 내용, 그리고 삼성그룹의 향후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전망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은 삼성 오너 일가가 12조원대에 달하는 상속세를 이달 중으로 완납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어머니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일가는 이달 마지막 회차의 상속세 납부를 끝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세 부담을 말끔히 털어내게 됐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상속세를 2021년부터 5년여에 걸쳐 성실히 납부해 온 삼성가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 이념을 적극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홍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지분율(보통주)은 1.49%다. 이는 2021년 말 2.3% 대비 0.81%p 줄어든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이부진 사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93%에서 0.71%로, 0.22%p 감소했고, 이서현 사장의 경우 0.93%에서 0.77%로, 0.16%p 축소됐다.

이렇듯 삼성 오너 일가는 4년 새 1.19%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했다. 해당 주식 수는 7273만4183주에 달한다. 주식을 매각하는 시점이 달라 가치를 산정하는 데 무리가 따르지만, 1주당 10만원으로 가정하더라도 해당 지분 가치는 무려 7조원을 웃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맨 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5년 11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이지호 신임 소위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룹 지배력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경영권이 약화할 수 있는 부문인데도, 이들 삼성 일가 지분을 매각한 것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다.

2020년 10월 별세한 고 이건희 회장은 유족들에게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 주식과 미술품, 한남동 자택,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 현금성 자산까지 약 26조원 규모의 유산을 남겼다.

이 중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계열사 주식은 법정 비율대로 상속됐다. 당시 고 이건희 회장이 소유했던 삼성전자 지분 4.18%(2억4927만3200주)는 홍 명예관장이 33.3%, 세 남매가 각각 22.2%씩 물려 받았다. 이에 8309만1066주를 상속받은 홍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91%에서 2.30%로 높아졌고, 5539만4046주를 상속받은 이 회장 지분율은 0.70%에서 1.63%로 높아졌다. 삼성전자 지분이 없었던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0.93%에 해당하는 5539만4044주를 각각 상속 받았다.

삼성생명 주식은 이 회장에게 절반이 상속됐다. 2075만9591주를 상속받은 이 회장의 지분율은 10.44%로 높아졌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1383만9726주와 691만9863주를 상속받아 6.92%, 3.4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홍 명예관장은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하지 않았다.

또한 삼성물산의 경우, 홍 명예관장이 180만8577주를 물려 받아 0.97%의 지분을 취득했다. 세 남매는 각각 120만5720주를 상속 받았다. 이에 이 회장의 지분율은 17.48%에서 18.13%로 늘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5.60%에서 6.24%로 증가했다.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을 물려 받은 유족들에게는 최고세율 50%, 최대주주 할등 20% 등을 적용해 12조원대의 상속세가 매겨졌다.

삼성 오너 일가 중 홍 명예관장의 상속세가 3조1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이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사장 2조4000억원 등이었다.

엄청난 규모의 상속세에 부담을 느낀 삼성가는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2021년부터 올해까지 5년 간 6회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 내기로 했다. 사실상 해마다 2조원 가량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다만 삼성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은 각기 달랐다. 홍 명예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 세 모녀는 주요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주식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세 모녀는 지난해 말까지 16차례에 걸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 등 계열사 주식을 매각했다. 해당 지분 가치는 총 7조2833억원에 달한다.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해 상속세를 확보하는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1월 홍 명예관장은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를 매각했다. 신한은행과 함께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에 대한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맺은 것이다. 계약 규모는 계약일인 1월 9일 종가 13만9000원 기준 2조850억원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홍 명예관장은 주식 처분 계약 목적에 대해 ‘세금 납부 및 대출금 상환용’이라고 명시했다.

이를 통해, 이들 세 모녀는 지난 5년 간 총 9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삼성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지분율 감소를 감내하더라도 성실히 납세의 의무를 진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세 모녀와 달리 이 회장은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이나 주식 담보 대출 없이 상속세를 내 왔다. 앞서 이 회장은 세금 납부를 위해 2021년 9월 30일자로 의결권 있는 삼성전자 주식 583만5463주와 삼성물산, 삼성SDS 주식 등을 납세 담보로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한 바 있다. 그러나 지분 매각, 주식 담보 대출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홍라희 여사를 비롯해 세 모녀가 삼성전자를 비롯해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상속세를 충당한 것과 달리, 이 회장은 보유 지분 변동 없이 상속세를 완납하게 됐다. 실제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 수는 9741만4196주로, 2021년 이후 현재까지 변동이 없다. 2021년 1.63%였던 지분율도 지난해 1.65%가 됐다. 이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라 지분율이 소폭 늘어난 수치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구조를 굳건히 하기 위해 지분 매각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신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과 일부 신용 대출로 상속세를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회장의 2024년도 배당금은 3465억원에 달했다. 이에 국내에서 배당금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에 랭크됐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힘입어 2025년도 배당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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