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 노조, 24~25일 조합원 찬반 투표
기술사무식 노조도 이번주 내 투표 마무리
성과급 제도 개편, 잠정 합의안 가를 듯
임금 인상·다양한 복지 제도 등도 영향
‘1년 만에 성과급 재합의’ 불만도 커
통합노조 반발도 변수…“기존 합의 지켜낼 것”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SK하이닉스 노사가 절충점을 찾는 데 성공하며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제 노사는 잠정 합의안 확정을 위한 최종 관문인 조합원 찬반 투표만을 남겨뒀다.
업계는 SK하이닉스의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합의안을 확정하면서, ‘N% 성과급’ 요구가 삼성전자를 필두로 산업계 전체로 확산된 바 있다.
노사 합의안이 최종 가결될 경우, SK하이닉스는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등 구성원과 주주가 함께 성장하는 성과 보상 체계를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기존에 현금으로 지급됐던 성과급이 주식 지급으로 바뀐 데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에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24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2026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이번 투표는 하루 뒤인 25일까지 이어진다. 아울러 기술사무직 노조도 이번주 내 투표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한국노총 산하 이천·청주캠퍼스 전임직 노조와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 등 복수 노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노조는 각각 별도로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을 진행한다. 이에 조합원 찬반 투표도 노조별로 실시된다.
잠정 합의안은 노조별 재적 조합원의 과반수가 투표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만약 반대 표가 더 많을 경우 잠정 합의안은 부결된다. 이에 따라 해당 노조는 사측과 다시 교섭에 나서게 된다.
앞서 2023년과 2024년 노조는 잠정 합의안 부결로 인해 사측과 재협상에 나선 바 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노조 조합원들이 찬성, 반대 중 어디에 표를 던질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성과급 제도 개편이 이번 잠정 합의안의 가부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존 성과급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개편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향후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는 현금, 나머지 60%는 주식으로 지급키로 했다.
당초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9월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PS로 지급하되,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년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성과급 제도 개편으로 SK하이닉스 직원들은 당해년도에 지급 받는 PS의 80%를 현금과 주식, 각각 40%씩 수령하게 됐다. 나머지 PS의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주식으로 받는다.
또 당해년도에 지급 받는 성과급의 현금·주식 비율을 조정하길 원하는 직원들을 위해 주식 비중을 100%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시행 첫 해에는 직원들의 자금 운용 계획을 고려해 주식 대신 현금으로 수령 가능한 선택지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현금 지급분 40%에 주식 지급분 40%를 더한 최대 80%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또 당해년도에 지급된 주식은 그 해에 매도할 수 있고, 이연 지급된 주식은 1년 후 10%, 2년 후 10%를 팔 수 있도록 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익 전망치는 266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영업익의 10%인 26조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해당 재원을 올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직원 수 3만6150명으로 나눠보면, 1인당 약 7억3762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현금으로는 2억9505만원, 주식으로는 4억4257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당해연도에 PS의 80%만 지급되는 가운데, 주식 지급분을 현금으로 받겠다고 선택할 경우, 직원 1인당 5억901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성과급을 자사주로 받게 된 직원들의 주가 변동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이연 지급된 주식은 지급 당해에 ‘주식 수’ 또는 ‘이연 금액’ 중 한 가지를 적용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주식 수 산정과 관련해 △연간 잠정 실적 공시일 종가 △PS 현금 지급일 종가 △주식 지급일 종가 중 가장 낮은 값을 반영한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제도는 구성원이 주주와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보다 균형 있게 정렬하는 방향으로 보완했다”며 “현금 보상 중심의 구조를 넘어 구성원과 회사, 주주가 장기 성장의 방향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비단 성과급 뿐만이 아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잠정 합의안에 임금 인상도 담았다.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률은 6.3%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임단협 당시 임금 인상률 6.0%보다 0.3%p 더 높다.
아울러 올해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평균 임금 인상률 6.2%보다 0.1%p 높다.
이 밖에 사내 복지 포인트를 상향하고, 기혼 구성원의 주택자금 대출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한 경조금 및 장례 지원 제도를 신설·확대하고, 정년 퇴직자에게 퇴직 연도 성과급의 50%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도 마련됐다.
업계에서는 잠정 합의안에 구성원과 주주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선진적 성과 보상 체계가 담긴 것은 물론, 임금 인상 및 다양한 복지 제도 등도 마련된 만큼, SK하이닉스 노조 조합원들이 찬성에 표를 던지지 않겠느냐고 점치고 있다.

SK하이닉스 청주 M15. <사진=SK하이닉스>
다만 기존 성과급 합의를 불과 1년 만에 개편한데 따른 조합원들의 불만도 크다는 점은 큰 변수다. 특히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보상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가 상당히 큰 실정이다. 조합원들이 성과급으로 받은 자사주의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행 첫 해에 한해 주식 대신 현금 수령, 주가 변동 부담 완화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하긴 했으나, 조합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또한 일부 조합원들은 SK하이닉스 노사가 마련한 ‘노조의 경영 상 위기 극복 동참’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적자 시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회사의 조기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원칙 아래, 임금을 이연 지급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13일 출범한 하이닉스통합노동조합(통합노조)이 이번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대응 방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잠정 합의안이 가결되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통합노조는 출범 당시 SK하이닉스 내부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성과급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기존 합의된 성과급 제도를 지켜 내겠다는 입장이다.
통합노조측은 “기존에 합의한 PS 지급 내용과 적용 기간을 재확인할 것이다”며 “성과급의 전부 또는 일부를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변경해 지급하려는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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