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5표 차이로 ‘성과급 60% 자사주’ 부결…“원점 재협상, 통합노조 반발도 큰 ‘변수’”

시간 입력 2026-08-25 17:46:07 시간 수정 2026-08-25 17: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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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직 노조 찬반 투표서 ‘반대 50.08%’ 최종 부결
핵심 쟁점 ‘성과급 제도 개편’ 놓고 찬반 팽팽
전임직 노조, 사측과 임단협 교섭 재협상 나설 듯
통합노조, 반발 기류 큰 변수…“기존 성과급 합의 고수”

SK하이닉스 노사가 두달 여 동안 어렵사리 마련한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노조원들의 반대로 끝내 부결됐다. 노사는 다시 재협상에 나서 굵직한 현안들을 재논의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데 따른 노조원들의 반발이 거셌던 만큼, 성과급 지급방식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지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찬성 49.92%(7510명), 반대 50.08%(7535명)로 부결됐다고 25일 밝혔다. 

전자 투표로 진행된 이번 투표에는 전임직 노조 전체 조합원 1만6083명 가운데 93.81%인 1만5045명이 참여했다.  재적 조합원의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했지만,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반대 표를 던지면서 잠정 합의안은 최종 부결됐다.

특히 임단협 잠정 합의안 가부 여부가 불과 25표 차이로 엇갈렸다. 사실상 전임직 노조 내에서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 여론은 거의 비슷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SK하이닉스>

특히 이번 투표에서 찬반 입장이 크게 갈린 것은 성과급 제도 개편 때문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기존에 성과급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개편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는 현금으로, 나머지 60%는 주식으로 지급키로 했다.

당초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9월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PS로 지급하되,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연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성과급 제도 개편으로 SK하이닉스 직원들은 당해 연도에 지급 받는 PS의 80%를 현금과 주식, 각각 40%씩 수령하게 됐다. 나머지 PS의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주식으로 받는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익 전망치는 266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영업익의 10%인 26조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해당 재원을 올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직원 수 3만6150명으로 나눠보면, 1인당 약 7억3762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현금으로 2억9505만원, 주식으로 4억4257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성과급을 자사주로 받게 된 직원들의 주가 변동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이연 지급된 주식은 지급 당해에 ‘주식 수’ 또는 ‘이연 금액’ 중 한 가지를 적용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주식 수 산정과 관련해 △연간 잠정 실적 공시일 종가 △PS 현금 지급일 종가 △주식 지급일 종가 중 가장 낮은 값을 반영한다.

비단 성과급 뿐만 아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잠정 합의안에 임금 인상도 담았다.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률은 6.3%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임단협 당시 임금 인상률 6.0%보다 0.3%p 더 높다. 아울러 올해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평균 임금 인상률 6.2%보다도 0.1%p 높다.

이렇듯 성과급을 지급하는 현금·주식 비율에 변동이 있을 뿐 성과급 재원 등은 크게 바뀌지 않았고, 구성원과 주주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선진적 성과 보상 체계를 만들었다는 점에 많은 노조원들이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 다양한 복지 제도 등이 갖춰진 점도 찬성 표를 던지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그러나 결과에서 드러나듯, 기존 성과급 합의를 불과 1년 만에 개편한 데 따른 조합원들의 불만도 상당히 컸다.

먼저 올해까지만 해도 전액 현금으로 수령했던 PS를 내년부터 현금과 자사주로 나눠 받아야 하는 상황이 탐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보상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도 컸다. 성과급으로 받은 자사주의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조합원들이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행 첫 해에 한해 주식 대신 현금 수령, 주가 변동 부담 완화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하긴 했으나, 조합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또한 일부 조합원들은 SK하이닉스 노사가 마련한 ‘노조의 경영 상 위기 극복 동참’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적자 시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회사의 조기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원칙 아래, 임금을 이연 지급기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는 다시 교섭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성과급 제도 개편과 관련해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점이 노사 양측 모두 부담스런 대목이다.

특히 주식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놓고 반발기류가 확인된 만큼, 노사간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성과급 체계와 관련한 논의가 다시 원점에서 시작되면서, 자칫 협상이 장기화 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SK하이닉스 청주 M15. <사진=SK하이닉스>

이와 함께, 지난 13일 출범한 하이닉스통합노동조합(통합노조)이 합의안 부결에 대한 대응 방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노조와 사측 간 교섭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통합노조는 하루 전인 24일 사측에 ‘성과급 합의 불이행에 대한 소명 요청 및 별도 단체 교섭 요구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통합노조측은 “사측은 지난 20일 타 노조와 잠정 합의를 마치고, 같은날 이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이같은 일련의 불통과 일방적 행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통합노조는 사측에 △지난해 성과급 합의에 따른 PS 재원 및 지급 기준의 구체적 내용과 법적 효력 존속 여부 △‘10년 유지 합의’의 적용 범위 및 이를 번복할 만한 중대한 경영 상 사유의 객관적 입증 자료 △기존 성과급 100% 현금 지급을 일부 주식 지급으로 변경하려는 구체적 사유 및 재무·회계상 근거 등을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통합노조가 기존 성과급 제도를 지켜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전임직 노조와 사측 간 재협상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전임직 노조와 별개로 기술사무직 노조도 현재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따라서 전임직 노조의 투표 결과가 기술사무직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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