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분기 매출, 1년 새 86% 급등한 295억9100만달러
혹 탄 CEO “맞춤형 AI 가속기·네트워킹 수요 여전히 강해”
‘AI 거품론’ 불식…핵심 AI 메모리 HBM 수요 확대 기대↑
‘HBM4 양산 출하’ 삼성, 시장 선점…SK도 공급 ‘잰걸음’

미국 브로드컴 얼바인사옥. <사진=브로드컴>
엔비디아와 함께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브로드컴이 300억달러에 육박하는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브로드컴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호실적을 거두면서, 향후 AI 칩 수요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브로드컴발 낭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슈퍼 사이클’ 수혜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브로드컴은 2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3분기(올해 5~7월) 매출액이 295억9100만달러(약 40조2083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159억5200만달러(약 21조6724억원) 대비 무려 86% 급등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26 회계연도 3분기 영업익은 159억5500만달러(약 21조6828억원)로, 전년 동기 58억8700만달러(약 8조4억원) 대비 171%나 확대됐다. 같은 기간 주당 순이익은 0.85달러에서 2.68달러로, 215% 증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AI 칩을 포함한 반도체솔루션 부문의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7% 증가한 208억3900만달러(약 28조3056억원)에 달했다. 이는 브로드컴 전체 매출의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인프라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은 1년 새 29% 늘어난 87억5200만달러(약 11조8878억원)로 조사됐다.
애미 튜너 브로드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6 회계연도 3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익, 순 현금흐름을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미국 브로드컴 포트콜린스공장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브로드컴>
브로드컴이 역대급 분기 실적을 거둔 것은 주요 빅테크와 각국 정부의 AI 관련 투자 확대로 첨단 AI 반도체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로드컴은 구글 등 주요 빅테크에 주문형반도체(ASIC)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칩 등을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앞세운 엔비디아와 다른 영역에서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맞춤형 AI 가속기 및 네트워킹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브로드컴이 300억달러에 육박하는 분기 매출을 기록하면서, ‘AI 거품론’은 급격히 동력을 잃는 모습이다.
AI 거품론은 주요 빅테크의 과잉 투자 논란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생태계 확장에 앞다퉈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수익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 AI가 실상은 수익성을 제고해주지 못한다는 ‘무용론’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 브로드컴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AI 거품론은 점차 희석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HBM4. <사진=삼성전자>
브로드컴발 호재로 K-반도체가 더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ASIC 등과 같은 AI 칩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핵심 AI 메모리인 HBM이 더 절대적으로,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올 1분기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무려 58%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21%였다. 이에 SK와 삼성의 시장 점유율 합산은 79%나 됐다. 사실상 전 세계에 공급된 HBM 5개 중 4개는 ‘메이드 인 코리아’인 셈이다.
이렇듯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한 K-반도체는 차세대 HBM을 앞세워 AI 메모리 리더십을 제고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특히 6세대 HBM ‘HBM4’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HBM4 주도권 다툼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앞서고 있다. 삼성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하는 데 성공하며 HBM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거머쥐었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한 HBM 적층 구조 하단에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기반 칩인 베이스 다이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삼성 HBM4는 JEDEC 업계 표준인 8Gbps를 약 46% 상회하는 11.7Gbps의 동작 속도를 확보하며, HBM4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전작인 5세대 HBM ‘HBM3E’의 최대 속도인 9.6Gbps 대비 약 1.22배 향상된 수치다. 여기에 최대 13Gbps까지 구현할 수 있어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심화하는 데이터 병목을 효과적으로 해소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주요 고객사에 HBM4를 양산 출하할 수 있었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을 앞세워 삼성 HBM4 매출은 첫 출하 이후 4개월여 만에 1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SK하이닉스 HBM4 16단 48GB. <사진=SK하이닉스>
차세대 HBM 패권 경쟁에서 삼성에 역전을 허용한 SK는 HBM4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애를 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HBM4 12단 제품을 본격 양산하겠다는 목표 아래, 같은해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 공급을 완료했다.
그러나 삼성이 먼저 주요 고객사에 HBM4를 출하하면서 ‘HBM 1등’ SK의 입지에는 적잖은 흠집이 났다.
위기감을 느낀 SK하이닉스는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HBM4를 고객사에 공급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재 SK의 HBM4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동작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2분기 HBM4의 양산 출하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 생산량을 본격 확대키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에 대해 올 2분기 양산 공급을 시작했고, 지금은 안정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HBM4) 양산 수율과 품질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한 5세대 ‘HBM3E’과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6세대 이후의 차세대 HBM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올 5월 업계 최고 성능의 7세대 HBM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HBM4E 샘플 공급을 마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4E는 고객 대상 샘플 공급이 완료됐다”며 “내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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