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직 노조 찬반 투표서 ‘찬성 57.08%’ 최종 가결
‘성과급 현금·주식 지급 비중’ 수정안, 표심에 영향
2025년도 성과급 이연 지급분 연내 선지급도 긍정적
SK, 추석 연휴 전 최종 임단협 조인식…절차 마무리

SK하이닉스 노사가 기존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마련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수정안이 16일 가결됐다. 이로써,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 끝에 추석 연휴 전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됐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올해 임단협 수정 잠정 합의안에 대한 전임직(생산직) 노조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찬성 57.08%(8731명), 반대 42.92%(6566명)로, 가결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간 진행된 이번 투표에는 전임직 노조 전체 조합원 1만6039명 가운데 95.37%인 1만5297명이 참여했다. 이들 조합원 중 절반 이상이 찬성 표를 던지면서 수정 잠정 합의안은 마침내 통과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달 첫 잠정 합의안이 불과 25표 차로 부결된 지 약 3주 만에 올해 임단협을 타결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수정 잠정 합의안 가결은 앞서 한 차례 부결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존 틀 안에서 자발적인 보완을 통해 해결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청주 M15. <사진=SK하이닉스>
앞서 지난달 24~25일 진행된 기존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선 찬성 49.92%(7510명), 반대 50.08%(7535명)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반대 조합원이 더 많았던 것은 단연 성과급 제도 개편 때문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기존 잠정 합의안에 성과급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향후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는 현금으로, 나머지 60%는 주식으로 지급키로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노사는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PS로 지급하되,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연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전액 현금으로 지급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성과급 제도 개편으로 SK하이닉스 직원들은 PS의 80%를 현금과 주식, 각각 40%씩 수령하게 됐다. 나머지 PS의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주식으로 받는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익 전망치는 266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영업익의 10%인 26조원이 2026년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해당 재원을 올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직원 수 3만6150명으로 나눠보면, 1인당 약 7억3762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직원들은 현금 2억9505만원, 주식 4억4257만원을 각각 수령하게 되는 셈이다.
조합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올해까지만 해도 전액 현금으로 수령했던 2025년도 PS를 내년부터 현금과 자사주로 나눠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보상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도 컸다. 성과급으로 받은 자사주의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조합원들이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성과급 합의를 불과 1년 만에 개편한 데 따른 불만도 상당히 컸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이에 SK하이닉스 노사는 다시 교섭에 나섰다. 실제로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성과급 제도 개편과 관련해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10일 노사는 ‘2026년 임단협 수정 잠정 합의안’을 다시 도출했다.
노사는 앞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의 원인으로 꼽혔던 성과급 제도 개편 방안을 대폭 손질했다. 수정안의 핵심은 성과급의 현금·주식 지급 비중 조정 및 구성원 선택권 확대다.
먼저 기존에 전액 현금 지급 방식에서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의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현금과 주식 비중이 달라졌다. 수정 합의안에는 현금·주식 모두 50%씩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PS 가운데 당해 연도에 지급되는 80%는 현금 50%와 주식 30%로 나눠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1년 뒤와 2년 뒤 각각 10%씩 주식으로 이연 지급된다.
또 직원들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급 받는 성과급의 주식 비중을 50%에서 100%까지 10% 단위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성과급 일부를 이연 지급키로 한 부분이 개선됐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지급 방식 전환으로 초래될 수 있는 혼선을 최소화하고자 성과급 이연 지급분을 선지급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된 2025년도 성과급 중 올해 지급된 당해 연도 지급분을 제외하고, 내년과 내후년으로 지급이 이연됐던 지급분을 올해 모두 지급한다. 주식 지급 과정에서 주가 상승으로 추가 발생하는 비용은 사측이 부담한다.
직원 복지 혜택인 주택 대출 관련 제도도 확대 개편됐다. 당초 해당 제도 상 기본 지원 외 추가 지원 기준은 기혼 가구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부모 가구도 포함시켜 많은 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SK하이닉스>
수정 잠정 합의안은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찬반 투표 결과, 찬성이 반대보다 2000표 가량 더 많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노조 내부에서는 수정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앞두고, 익명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부결을 독려하는 이른바 ‘부결 릴레이’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수정 잠정 합의안에 현금 지급 비중 확대, 이연 지급분 선지급 등의 조건이 담기면서, 조합원들의 표심이 찬성 쪽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임단협 교섭 장기화에 대한 부담도 ‘이 정도면 가결돼도 된다’는 여론을 키웠다.
임단협 타결을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SK는 이번 조합원 찬반 투표 과정에서 60여 차례에 달하는 구성원 설명회를 통해 성과급 제도 변경의 의미와 취지, 효과 등을 알리며 조합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 점이 가결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어려운 과정에 함께 해준 노조와 구성원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직면하는 문제들도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헤쳐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추석 연휴 전 최종 임단협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 절차를 공식 마무리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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