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용 D램 수요, 2030년까지 20배 이상 증가
‘AI 워크로드·전력 효율 우수’ 저전력 D램, 로봇에 최적화
K-반도체, 글로벌 저전력 D램 시장도 선도 전망
삼성전자,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첨단 LPDDR6 개발 성공
SK하이닉스, 최선단 1c 기반 LPDDR6 개발…“세계 최초”
삼성·SK, 휴머노이드 로봇 D램 프로바이더 도약 가속화

‘피지컬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로봇용 D램 수요가 오는 2030년까지 2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 연산·처리에 따른 막대한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는 저전력 D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K가 AI 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고성능 온디바이스(On device) AI에 최적화된 저전력 D램 사업에 승부를 건다. K-반도체 진영은 차세대 저전력 D램을 토대로 휴머노이드 로봇 메모리 리더십을 제고하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D램 수요가 올해 약 8300테라비트(Tbit)에서 2030년 약 17만2000Tbit로, 4년 새 2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12일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로봇 한 대에 탑재되는 메모리 양도 늘어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카메라, 라이다(LiDAR), 촉각 센서 등으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처리하고, 행동을 결정한다. 이를 위해 기존 계층형(hierarchical) 방식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의 AI 모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엔드투엔드 방식은 멀티모달 입력을 하나의 표현 공간에서 통합 처리해 바로 행동으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엔드투엔드 방식의 AI 모델 구조가 상당한 양의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에 탑재되는 전체 D램 용량은 올해 19기가바이트(GB)에서 2030년 39GB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가 8월 18일 서울 서초구 LG 데이터팩토리에서 세탁기 제조 공정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업계에서는 향후 로봇용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올 6~8월)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에는 통상 200GB 이상의 메모리와 상당량의 테라바이트(TB)급 저장장치가 탑재된다”며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메모리와 저장장치를 필요로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도 휴머노이드 로봇에 최적화된 저전력 D램의 인기가 가파르게 치솟을 것으로 점쳐진다.
로봇의 경우, 배터리로 구동되는 만큼 데이터센터 서버보다 전력 효율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에 AI 워크로드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면서도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저전력 D램인 LPDDR 등이 주로 선호된다.
LPDDR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탑재되는 D램 규격으로,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저전압 동작 특성을 갖고 있다. 최신 규격은 LPDDR6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딱 맞는 메모리로 저전력 D램이 각광받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로봇용 D램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K가 LPDDR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글로벌 저전력 D램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PDDR6. <사진=삼성전자>
LPDDR6 경쟁에서 앞서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은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LPDDR6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 LPDDR6는 AI 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롭게 설계된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먼저 LPDDR6는 10.7Gbps 이상의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또 늘어난 I/O(입·출력)를 통해 대역폭까지 확장시켰다.
전력 소모량도 획기적으로 효율화 했다. 삼성 LPDDR6는 D램 공급 전압 특성에 따라 완벽하게 분리해 설계됐다. 또 시스템의 요구 조건에 맞춰 전력을 가변적으로 활용하는 동적전압스케일링(DVFS), 다이나믹 효율화 모드 등 새로운 기능도 갖췄다.
반도체 소자의 내·외부 전원 공급을 지능적으로 제어·관리하는 삼성만의 ‘스마트전력관리소자(Smart PMIC)’와 저전력 동작 구간 확장을 위한 신규 회로 설계 기술도 적용됐다. 이에 실제 구동 환경에서 AI 연산 부하에 따른 전력을 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LPDDR6는 이전 세대 대비 약 21% 향상된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면서도 안정적인 고속 동작을 구현해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LPDDR6는 성능과 에너지 효율, 안정성 간의 밸런스를 맞춘, 고성능 온디바이스 AI 기기를 위한 필수적인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이다”고 자평했다.

SK하이닉스 1c 공정 기반 16Gb LPDDR6. <사진=SK하이닉스>
‘HBM 1등’ SK하이닉스도 저전력 D램 역량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지난 3월 최선단 공정인 1c(10나노급 6세대) 기반 16Gb LPDDR6 D램을 개발했다. 1c LPDDR6는 최상의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기 위해 이전 세대인 LPDDR5X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대역폭 확장을 통해 단위 시간당 전송 데이터량을 늘려 이전 세대 보다 33% 향상됐다. 동작 속도는 기본 10.7Gbps 이상으로, 이전 세대의 최대치를 상회한다.
또 전력은 서브 채널 구조와 DVFS 기술을 적용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20% 이상 절감했다. 게임 구동과 같이 고사양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DVFS를 높여 최고 대역폭 동작을 만들어내고, 평상시에는 주파수와 전압을 낮춰 전력 소비를 줄여준다.
SK는 1c LPDDR6를 통해 이전보다 길어진 배터리 사용 시간은 물론, 최적의 멀티태스킹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 LPDDR6 양산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제품을 공급해 AI 구현에 최적화된 범용 메모리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고객과 함께 AI 메모리 솔루션을 시장에 적시 공급해 온디바이스 AI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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