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이통3사㊥] KT, ‘디지코’로 성장엔진 달군다

시간 입력 2021-09-01 07:00:06 시간 수정 2021-08-31 17: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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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 기업 선언 후 DX 박차…2분기 AI·DX 매출, 전년比 6% 성장
현대HCN 인수로 미디어 왕국 구축…하반기 로봇·바이오 헬스케어 사업도 박차  

구현모 KT 대표. <사진제공=KT>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을 선언한 KT(대표 구현모)가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며 ‘디지코’ 성장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KT의 올 2분기 비통신 매출은 전체 매출 4조4788억원 중 1조7089억원을 기록했다. 비율로는 38%에 달한다. 이는 KT가 탈통신의 첫 걸음을 뗀 2010년(10%)보다 약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사업의 매출 증가세도 지속됐다. AI·DX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2% 늘어난 13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B2B 매출의 20%에 해당한다.

DX는 KT가 디지코 전환을 위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DX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해 오는 2023년 2조3000억달러(약 2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의 경우 DX 적용 계획이 2019년 20%에 그쳤던 반면, 올해 65%, 2023년 80%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하기도 했다. ‘디지털전환 파트너’란 슬로건을 내걸고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B2B DX 시장 발굴 및 확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현재 KT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IDC(14개)를 확보하는 등 기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IDC는 타 사업자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빌려 KT의 운용체계와 네트워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광역본부 체계를 개편해 지자체와 기업들의 특성에 맞는 서비슬 제공하면서 B2B 고객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도 디지코 전략의 핵심이다. 콘텐츠 전문 법인인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스토리위즈, KT스카이라이프, 시즌 등 전 계열사가 콘텐츠 생산부터 유통까지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KT는 이를 위해 올 초부터 미디어 밸류체인 구성을 위해 계열사들을 모은 상태다. 올 초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 8월 초 KT시즌을 KT에서 분사해 독립 법인으로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지니뮤직의 최대주주는 기존 KT에서 KT시즌이 됐다. 웹소설·웹툰 등 원천 지적재산권(IP)을 갖는 스토리위즈,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지니에 이어 유통을 맡는 KT시즌을 세워 IP → 제작 →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만들게 됐다. 지니뮤직은 부가가치 창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KT는 오는 2023년까지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드라마 100개 이상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IP펀드를 조성하고 1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30여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현대HCN 인수를 확정지으며 KT 스튜디오지니, KT시즌과의 시너지까지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8월 현대HCN을 인수하는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건부 승인을 얻어낸 것이다.

이에 따라 KT 그룹의 유료방송 시장 영향력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점유율부터 압도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 KT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31.71%로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현대HCN(3.74%)을 더하면 총 35.45%까지 늘어난다.

KT는 올 하반기 로봇을 중심으로 신사업에도 나설 방침이다. 당장 9월 중 소상공인 대상 AI보이스봇을 출시한다. AI로봇 사업은 로봇 운영플랫폼 및 판매시스템 구축 등 사업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 서빙로봇, 케어로봇, 바리스타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앞서 구현모 대표는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투자 협력을 체결하고,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 규모 지분 투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KT의 기업전용 5G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현대로보틱스의 로봇에 접목한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을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디지털&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KT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대규모 바이오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원격의료 모니터링, 디지털치료제, 의료 AI솔루션 등 구체적인 사업 준비를 위해 국내외 대표 사업자들과 제휴를 추진 중이다.

KT의 디지코 전환은 지난해 3월 구 대표가 공식 취임한 이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구 대표는 지난해 10월 ‘디지털-X 서밋 2020’에서 “앞으로 KT는 통신기업 ‘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로 변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는 “미디어·콘텐트는 고객 삶의 변화를 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축이자 KT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서 “디지코를 추구하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엔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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