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국도 200km 실연비는 22.2km/L 기록
전 트림 후륜 멀티링크…2열 거주성 차급 상회
옵션을 더하면 4233만원…4WD는 선택 불가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사진=김병훈 기자>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모델을 타고 도심과 국도가 섞인 200km 구간을 주행한 결과 계기판에 기록된 평균 연비는 22.2km/L였다. 시승차의 공인 복합연비를 약 25% 웃도는 수치다. 연비 운전을 따로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회생 제동과 예측 제어 시스템이 효율이 나오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시승차는 2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셀토스’ 하이브리드의 시그니처 트림으로, 선택 품목을 모두 더한 풀옵션 사양이다. 기아는 지난 1월 26일 가격과 사양을 공개하고 27일부터 계약을 받았다. 1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의 세대 교체이며, 셀토스 라인업에 하이브리드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는 연식 변경을 거친 2027년형이 판매되고 있다.
신형 셀토스의 제원은 전장 4430mm, 전폭 1830mm, 휠베이스(축간거리) 2690mm다. 전고는 휠 사양에 따라 16인치 1600mm, 18인치 1610mm, 19인치 1620mm로 나뉜다. 기존 모델 대비 전장은 40mm, 축간거리는 60mm, 전폭은 30mm 늘었다. 차체에는 초고장력강과 핫스탬핑 적용을 확대한 K3 플랫폼을 새로 썼으며, 기아는 차체 평균 강도가 약 20% 향상됐다고 밝혔다.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사진=김병훈 기자>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사진=김병훈 기자>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사진=김병훈 기자>
외관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하단 클래딩으로 정통 SUV 형태를 갖췄다. 하이브리드 전용 외장 요소는 후면의 ‘HEV’ 엠블럼 정도다. 정면과 측면만으로 가솔린 터보 모델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은 전동화 모델을 별도로 앞세우지 않는 최근 기아의 상품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실내는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를 하나로 묶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중심이다. 공조와 음량 조절에는 물리 조작계를 남겼다.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적용해 센터 콘솔 공간을 확보했다. 윈드실드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선택 품목이다. 시그니처부터는 1열에 릴렉션 컴포트 시트가 들어간다. 앞유리 이중접합 차음 유리는 최하위 트렌디부터 기본이다. 1열 도어 유리까지 이중접합으로 바꾸려면 컴포트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
공간 활용성은 이번 세대에서 가장 뚜렷하게 개선된 부분이다. 기아에 따르면 2열 헤드룸과 레그룸이 각각 14mm, 25mm 늘었다. 실제로 성인 남성이 앉아 보니 소형 SUV로는 드물게 무릎 공간이 남았고, 2열 등받이 각도도 최대 24도까지 조절돼 편리했다. 러기지 용량은 VDA 기준 536L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차이는 머리 공간에서 드러난다. 니로의 전고는 루프랙 포함 1550mm로, 시승차(1620mm)보다 70mm 낮다. 착좌 시 머리 위 여유는 셀토스 쪽이 컸다.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사진=김병훈 기자>
파워트레인은 1.6L 가솔린 엔진과 32kW 구동 모터, 6단 DCT 조합으로 시스템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27.0kgf·m를 낸다. 공인 복합연비는 휠 사양에 따라 갈린다. 기아가 앞세우는 19.5km/L는 16인치 휠 기준이고, 스타일 옵션에 포함된 19인치 휠을 단 시승차는 17.8km/L다. 22.2km/L는 라인업에서 공인연비가 가장 낮은 사양으로 얻은 결과다.
이 결과를 만든 것은 두 가지 기술이었다. 스마트 회생 제동 3.0은 전방 교통 흐름과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회생 제동량을 자동으로 설정하고, 정차 상황까지 자동 감속한다. 신호 대기가 반복되는 도심 구간에서 브레이크 페달 조작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고, 감속 에너지가 배터리로 회수되는 구간이 길어졌다. 하이브리드 계층형 예측 제어 시스템은 목적지까지의 주행 경로와 도로 상황을 예측해 배터리 충전량을 제어한다. 국도 내리막 구간에서 충전이 집중되고, 이어지는 오르막에서 모터 개입이 늘어나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다만 동력 성능에는 한계가 있다. 자연흡기 기반 시스템 출력 141마력은 고속 재가속과 경사로에서 여유가 크지 않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먼저 올라가고 실제 가속이 뒤따르는 간격이 느껴진다. 주행 모드도 노멀 없이 에코와 스포츠 두 가지뿐이다. 더 나은 성능을 원한다면 193마력의 1.6 가솔린 터보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사진=김병훈 기자>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사진=김병훈 기자>
승차감은 연비와 함께 이 차가 내세울 만한 강점이다. 기아는 셀토스 하이브리드 전 트림에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기본 적용했다. 같은 셀토스라도 1.6 가솔린 터보 2WD는 후륜이 토션빔이며, 멀티링크는 4WD에만 들어간다.
멀티링크의 효과는 고르지 않은 노면에서 드러났다. 요철 통과 시 뒷바퀴의 상하 움직임이 짧았고, 연속 과속방지턱에서도 2열 승객의 상하 진동이 과하지 않았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 억제 수준도 차급 이상이었다. 다만 시승차는 컴포트 패키지로 1열 이중접합 차음 유리가 들어간 사양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기아 공식 가격표(10월 15일 기준)상 셀토스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은 세제 혜택 후 트렌디 2973만원, 프레스티지 3313만원, 시그니처 3550만원, X-라인 3666만원이다. 세제 혜택 반영 전 가격은 각각 100만원 높다.
시승차와 같은 풀옵션 구성을 현행 가격표로 계산하면 옵션값만 683만원이다. 구체적으로 빌트인 캠 2 플러스(45만원), 드라이브 와이즈(79만원), 모니터링(104만원), 헤드업 디스플레이(59만원), 스타일(89만원), 실내 V2L(69만원), 컴포트(40만원),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89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09만원)다. 차값은 4233만원으로, 이는 한 체급 위인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 X-라인의 기본 가격(4103만원)보다 130만원 높다.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사진=김병훈 기자>
구동방식도 제약이 있다. 국내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2WD만 운영되며, 4WD는 1.6 가솔린 터보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노면에 맞춰 스노우·머드·샌드를 고르는 주행 모드도 하이브리드에는 없다. 가솔린 터보는 2WD에 트랙션 모드, 4WD에 터레인 모드가 들어간다. 유럽형은 다르다. 기아는 지난 12일 개막한 파리 모터쇼에서 자사 최초로 전자식 사륜구동(e-AWD)을 적용한 유럽형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유럽형에 들어간 사륜구동 하이브리드가 국내에는 없는 만큼, 강설 지역 거주자나 비포장 도로 운행이 잦은 수요층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가까운 경쟁 상대는 앞서 공간을 비교한 형제차 니로다. 두 모델은 1.6L 하이브리드 엔진과 32kW 구동 모터, 6단 DCT를 공유하며 시스템 출력도 141마력으로 같다. 시작 가격은 셀토스 트렌디 2973만원, 니로 트렌디 2927만원으로 셀토스가 46만원 비싸다. 차이는 지향점에서 나온다. 니로는 복합연비 20.2km/L로 효율을, 셀토스는 높은 전고에서 나오는 실내 공간과 사양을 택했다. 기아는 셀토스에 동급 내연기관 최초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 2와 고속도로 주행 보조 2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두 사양은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에, 실내 V2L은 별도 선택 품목에 들어 있어 기본 사양은 아니다.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공간, 정숙성이라는 소형 SUV의 핵심 경쟁력을 모두 갖춘 모델이다. 시장의 평가도 뒤따랐다. 셀토스는 지난 7월 국내에서 7427대가 팔려 기아 국내 판매 1위에 올랐고, 9월에는 5422대로 쏘렌토, 스포티지에 이어 3위였다. 남은 변수는 소비자가 4000만원을 넘는 소형 SUV를 받아들일지, 그리고 기아가 유럽형에 적용한 e-AWD를 국내에도 들여올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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