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호' 닻 올리는 LS그룹…'디지털 혁신' 더 빨라진다

시간 입력 2021-11-16 07:00:04 시간 수정 2021-11-17 14: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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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회장, 이달 LS그룹 회장 공식 선임…2세 경영승계 '완성'
사업 효율성·의사결정 속도 높이는 '디지털·애자일 경영' 강조…그룹 전반 확산 전망

(왼쪽부터)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사진=LS그룹>
(왼쪽부터)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사진=LS그룹>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이르면 다음 주 현 구자열 LS그룹 회장에 이은 LS그룹 새 총수로 공식 선임된다. 그간 구 회장이 강조해 온 디지털 혁신과 애자일 경영 기조가 그룹 전반에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이달 중 ‘2022년 임원 정기 인사’를 통해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한다.

LS그룹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구자은 회장 선임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본격 업무는 내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1990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해 LS전선과 LG전자, LS니꼬동제련 등을 거쳐 2015년 LS엠트론 부회장에 올랐다. 이어 2018년 말 LS엠트론 회장으로 승진했고, 약 3년 만에 LS그룹 회장직을 맡게 됐다.

LS그룹은 고(故)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 등 이른바 ‘태·평·두 삼형제’가 LG그룹에서 LS전선그룹을 계열분리해 창립했다. 이후 사촌끼리 10년씩 그룹 경영을 맡는 ‘사촌 경영’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LS그룹 초대 회장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홍 회장이 맡았다. 구자홍 회장은 LS그룹을 10년간 이끈 뒤 2012년 사촌동생이자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열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겼다. 이어 이달 구자열 현 회장이 취임 10년째를 맞아 구자은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면 LS그룹의 2세 경영 승계 작업 전통을 완성하게 된다.

구자은 회장은 이번 승계를 앞두고 그간 제기됐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털어냈다.

구 회장이 첫 독자 경영을 맡은 LS엠트론은 2017년 1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2018년 –177억원, 2019년 –805억원, 지난해 –87억원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1조263억원이던 매출도 2018년 9300억원, 2019년 8601억원 지난해 8306억원으로 3년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올 들어 주력 사업인 트랙터가 미국 등 해외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상반기 매출은 5262억원,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7.4% 증가,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LS그룹은 그간 구 회장이 강조해 온 ‘디지털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2019년부터 그룹의 미래혁신단장을 맡으며 다양한 그룹 계열사의 디지털 혁신 사업을 이끌었다. 대표적 결과물이 LS전선의 배전사업 판매·유통 온라인 플랫폼인 ‘원픽(One Pick)’ 시스템이다.

원픽 시스템은 이메일을 통해 재고 확인과 주문을 하던 기존 방식 대신,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재고파악, 견적 요청, 구매, 출하 확인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10시간이 넘게 걸리던 재고 확인 시간이 1분으로 줄어드는 등 사업 효율성이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LS엠트론에는 원격으로 트랙터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유지 보수 내용을 전달하는 ‘아이트랙터’ 서비스를 도입했다. 빅데이터 자동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작업 이력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LS일렉트릭에도 수십~수백개의 배전반들과 운영센터 사이를 무선망으로 연결하는 ‘스마트 배전 진단 솔루션’을 도입, 유선망 대비 비용을 절감하고 배전반 상태를 24시간 손쉽게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 회장이 ‘LS 애자일 데모데이’를 통해 힘을 실어 온 애자일 경영 확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애자일은 ‘날렵하고 민첩하다’는 뜻으로, 각 조직 간 경계를 허물어 업무 진행과 의사 결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애자일 경영’의 핵심이다. 구 회장이 이끄는 미래혁신단은 매년 12월 LS전선, LS일렉트릭, LS엠트론 등 계열사들과 ‘LS 애자일 데모데이’ 행사를 열고, 각 계열사가 애자일 경영 기법을 도입해 도출한 한 해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행사에서 “고객에게 차별화한 가치·경험을 제공하는 데 애자일로의 변화가 아주 유효하다”며 “변화는 시도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만큼, 실패를 두려워 말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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