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지누스 M&A '불발'...다음 행보는

시간 입력 2021-11-20 07:00:02 시간 수정 2021-11-22 10: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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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스 잠재력 크지만 인수 안 하기로"
'1.3조' 현금 다시 곳간으로…"성장기회 계속 검토할 것"

오너 부재가 큰 걸까. 최신원 회장이 빠진 SK네트웍스 이사회가 출발부터 난항이다. 한 달 전만 해도 논의가 오가던 지누스 지분 인수 협상이 최종 불발된 것. SK매직, SK렌터카 등 M&A(인수합병) 성공 사례를 보유한 SK네트웍스이기 때문에 더 뼈아프다. 

20일 SK네트웍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이사회를 소집해 지누스 지분 인수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했다. 그 결과, 지누스 측과 협상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양측은 긍정적인 얘기를 주고받았다. 최종 불발된 지금도 SK네트웍스 측은 지누스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협상이 결렬됐지만 지누스는 잠재력이 큰 회사"라고 말했다.

아마존 매트리스로 알려진 지누스는 시가총액 1조4000억원 규모로, 침구 업계에선 유망 회사다. 시장에선 SK네트웍스가 시총에 상응하는 투자를 검토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실제, 현재 SK네트웍스는 약 1조3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곳간도 넉넉하다.

협상에 적극 나섰지만, 최종 결렬됐다. 특히 오너의 부재에도 이사회가 건재함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작년 10월부터 최신원 회장 없이 이사회를 열어오다 최근 최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선택과 집중'의 성공 사례를 꼽으라면 SK네트웍스다. 패션 사업 매각, 시내면세점 운영 중단 등 외형 축소에도 비주력 사업은 재빨리 정리하고,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라면 경영권 확보에 적극 움직였다. SK매직, SK렌터카 등을 품고 신성장 모델을 완성했다. 과감한 사업 재편은 오너의 빠른 판단이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지누스 역시 놓치기엔 아까운 매물이다. 가성비가 좋은 데다, 작게 압축해서 배송하는 기술 등 온라인에 최적화 된 것이 지누스 만의 경쟁력이다. 지누스 인수 시 매트리스로 렌탈 사업 영역 확대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오너 없는 이사회가 출발부터 난항인 가운데, M&A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SK네트웍스는 AJ렌터카(현 SK렌터카) 이후 이렇다 할 투자 활동이 없는 데다, 주유소 사업 매각 대금도 그대로 쥐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작년 직영 주유소 사업 관련 부동산과 자산을 모두 정리했다. 양도대금은 약 1조3000억원이다.

SK매직이 영위하는 렌탈 사업뿐만 아니라 최근 분사한 타이어픽, 'ESG 경영' 일환으로 키우고 있는 민팃 등도 투자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유망 기업도 M&A 후보군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향후에도 성장기회를 모색한다는 기본 방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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