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합류한 SK온, 배터리 투자 날개 단다

시간 입력 2021-12-18 07:00:02 시간 수정 2021-12-17 15: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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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사회서 SK온 대표 선임 의결…그룹 배터리 사업 지속 관심 보여
중량급 오너경영인 합류로 배터리 사업 무게…투자·IPO 힘 실릴 듯

SK온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사진제공=SK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SK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중량급 오너경영인의 합류로 대규모 글로벌 배터리 투자가 원활해지면서 SK온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온은 지난 17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 및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SK온 각자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최 수석부회장이 성장전략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고, 지 대표는 경영 전반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SK온 이사회 의장직은 기존과 같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기로 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2013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6년 7월 가석방된 뒤 취업제한을 적용받다 지난 10월 말 취업제한이 풀렸다.

최 수석부회장은 초창기 SK 배터리 사업을 기획해 키운 인물로 그간 배터리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수감돼 있을 때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팀에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 사업을 대체할 정도로 유망한 사업”이라고 강조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가석방 후에도 최 수석부회장은 그룹 내 배터리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18년 3월 헝가리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8월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기차 배터리 회동식에 최 회장과 동행했다. 올해 7월 최 회장의 미국 출장길에도 함께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 등 각종 투자 계획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 관계자는 최 수석부회장 선임에 대해 “그룹 대주주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통해 중요한 성장기를 맞은 배터리 사업을 SK그룹의 핵심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SK온을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회사 의지가 실린 인사”라고 설명했다.

2023~2030년은 목표치/자료: SK/단위: GWh

중량급 오너경영인의 대표직 합류로 SK온이 진행 중인 투자 확대와 기업공개(IPO) 계획에도 더욱 힘이 실릴 수 있게 됐다.

SK온은 1990년대 초부터 배터리 연구를 시작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2017년 생산 능력이 1.7GWh에 불과했던 배터리 사업은 이후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워 단 5년 만에 전 세계 5위 규모로 성장했다.

SK온이 확보한 글로벌 배터리 수주잔고는 지난 10월 기준 1.6TWh로 금액으로 보면 약 220조원 규모다. 현재 포드, 다임러,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최근 스웨덴 볼보의 자회사 폴스타의 배터리 공급 계약 수주에 성공하는 등 고객사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에 SK온은 배터리 생산 능력을 현재 40GWh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2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조 단위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IPO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JP모건과 도이치증권을 주관사로 하는 프리IPO(상장전 지분 투자 유치) 작업에 착수했다. 프리IPO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시장에서 예상하는 SK온의 기업가치 30조~35조원의 10% 수준이다. 프리IPO는 IPO를 전제로 투자금을 확보하는 것인 만큼 SK온은 수년 내로 IPO를 진행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등 성장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는 등 힘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에서 최 수석부회장의 합류는 분명 득이 될 것”이라며 “다만 오랜 기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만큼 손익분기점 달성 등 가시적인 성과를 빠르게 내놓는다면 복귀 효과가 배가 될 것”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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