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배터리3사 투자전략…LG·SK '생산설비'·삼성 'R&D'

시간 입력 2022-02-22 07:00:03 시간 수정 2022-02-22 10: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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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SK온, 올해 설비투자에 4조·6.3조 투입…생산능력 공격적 확대
삼성SDI, 예년 수준 1.7조~2조원 투입 전망…R&D 통한 기술개발 강화

자료: 각사/단위: 억원
자료: 각사/단위: 억원

국내 배터리 3사가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3사간 전략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 반면, 삼성SDI는 수익성을 높이는 데 더 초점을 두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배터리 사업에 총 12조30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8조2000억원에 비해 50% 증액된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지난해보다 57.5% 늘어난 6조3000억원을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한다.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달 27일 진행한 IPO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10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한 상황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통해 오하이오주에 제1 공장, 테네시주에 제2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제1 공장은 올해, 제2 공장은 내년 양산에 들어간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5일 약 3조원을 투자해 미시간에 50GWh 규모 제3 공장을, 이달 초에는 30~40GWh 규모 제4 공장 건설 계획을 잇따라 내놨다. 북미 3대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도 연간 40GWh의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현재 후보지를 검토 중이다.

계획대로 생산 설비가 가동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이후 미국에서만 160~21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SK온도 올해 배터리 투자 규모를 지난해 2조5000억원보다 60% 많은 4조원으로 늘렸다.

앞서 SK온은 지난해 9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129GWh 규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착공 예상 시기는 올해 2분기로 투자 금액이 13조원에 달한다. 또 2023~2024년 가동을 목표로 조지아 2공장, 중국 옌청 3공장, 헝가리 3공장 등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SK온은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0GWh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말 배터리 생산 능력 목표도 기존 60GWh에서 최근 77GWh로 상향 조정했다.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뒷받침할 재원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투자 자금 유치를 위한 프리IPO에 블랙스톤, KKR, 칼라이그룹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모두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최대 국부펀드인 GIC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SK온은 당초 3조원이던 유치 금액을 4조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사진제공=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사장.<사진제공=삼성SDI>

올해 삼성SDI의 투자 전략은 ‘양’보다는 ‘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질적 성장 없이 양적 팽창에 치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철저한 사전 점검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제품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뤄나가자"고 강조했다.

실제 삼성SDI의 올해 예상 설비투자 규모는 2020년, 2021년과 비슷한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의 절반 이하 규모다.

대신 삼성SDI는 미래 기술 확보를 통한 차별화에 보다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연구개발(R&D)비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의 6.6%인 6437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4529억원, 3.4%)과 SK이노베이션(2092억원, 0.6%)보다 큰 금액이다.

삼성SDI는 올해도 매출의 약 7%를 R&D에 투입해 차세대 기술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원가는 낮춘 신형 배터리 ‘젠5(Gen5)’ 매출 비중을 올해 15~20%까지 확대하고, 내년과 2025년에는 성능을 더욱 강화한 젠6, 젠7 배터리를 각각 출시할 방침이다.

또 이 회사는 2027년에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출시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내구성이 높고 화재 가능성을 낮춰 현재 배터리 시장의 주력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제품으로 꼽힌다. 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한 번 충전에 900km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가 시장을 이끄는 상황에서 투자금을 과도하게 집행할 경우 향후 기술 전환기에 투자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게 삼성SDI 판단으로 보인다”며 “다만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가 늦어질 경우 보수적 투자에 따른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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