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추격 나선 배터리 2사…SK온 '생산량'·삼성SDI '기술차별화'

시간 입력 2022-03-16 07:00:09 시간 수정 2022-03-15 17: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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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유럽에 합작법인 설립…생산량 확대 '속도'
삼성SDI, 배터리3사 최초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착공…기술 초격차 '박차'
전고체 배터리 전환 시기 따라 양사 전략 성패 갈릴 듯

2021년 누적 사용량(GWh) 기준/자료: SNE리서치

국내 선두 LG에너지솔루션을 추격하고 있는 SK온과 삼성SDI가 서로 다른 배터리 사업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유럽 생산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며 생산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착공하며 기술 고도화 전략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미국 포드사, 터키 코치사와 공동으로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2025년부터 터키 앙카라 인근 지역에서 연간 30~45GWh 규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유럽에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건 SK온이 처음이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SK온의 공격적인 배터리 생산량 확대 계획에도 더욱 탄력이 붙게 됐다. SK온은 배터리 총 생산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로 글로벌 생산 거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현재 한국(서산), 미국(조지아), 중국(창저우 등), 헝가리(코마롬)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옌청 제2공장, 헝가리 이반차 공장 등도 2025년 이전 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포드와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를 통해 협력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파트너십을 이어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유럽에서도 훌륭한 파트너들과 성공적인 합작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온 전기차배터리 NCM9과 미국 포드 F-150<사진제공=SK온>

반면 같은 날 삼성SDI는 수원 SDI연구소에 2000평 규모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착공한다고 밝히며 기술 고도화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전고체 파일럿 설비를 구축한다고 공식 발표한 건 삼성SDI가 처음이다. 이 라인은 전고체 배터리 제조 전용 설비로 채워져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 달성에 핵심 역할을 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배터리로, 화재 위험이 없어 안정적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도 높일 수 있다. 전기차 탑재 시 주행거리는 늘어나고 충전 시간은 단축되기 때문에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KB증권은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5년 1조6000억원에서 2035년 29조3000억원으로 10년간 1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삼성SDI는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경쟁사에 비해 많은 금액을 투자하며, 양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에 차세대 기술로 주목 받는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 개발에서는 한 걸음 앞서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이번에 착공한 S라인은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 확보로 삼성SDI가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뤄 진정한 1등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연구소 전경<사진제공=삼성SDI>

전문가들은 배터리 시장이 현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전고체배터리로 전환되는 시기에 따라 양사 전략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기술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은 삼성SDI가 치고 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SK온의 생산량 확대 전략이 빛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불에 타지 않으면서도 주행거리가 대폭 늘어난 배터리가 탄생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상용화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양사의 전략을 단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미래 배터리 시장을 선점해 질적·수익성 위주 성장을 가속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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