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메모리'로 반도체 퀀텀점프 시동

시간 입력 2022-04-01 07:00:01 시간 수정 2022-04-01 08: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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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테일러와 파운드리 신공장 부지 인프라 강화 등 설립 잰걸음
SK하이닉스, 키파운드리·ARM 인수로 사업 구조 다변화 나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인 메모리 분야에 이어 비메모리 사업 강화로 반도체 사업 퀀텀점프에 시동을 건다.

삼성전자는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신공장이 위치할 테일러시와 함께 설립 예정 부지 인프라를 강화하고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는 등 설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평택에도 오는 3분기 중으로 P3 신공장에 반입할 파운드리 장비 발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최근 공정위로부터 파운드리 기업인 키파운드리 인수 승인을 받으며 비메모리 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산 업체 ARM 인수를 추진할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는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들어설 부지 주변 도로와 부지 구획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 내 수도·전기와 소방 관련 인프라를 확충·보강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도 지난달부터 공장 부지 확보를 본격화하고 공사장 주변 펜스 설치 작업을 진행 중으로, 상반기 공장 착공 계획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선 세계 1위지만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대만 TSMC를 뒤쫓고 있는 후발주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2.1%로 1위, 삼성전자는 18.3%로 2위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170조원가량을 투자해 2030년 1위 등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말 미국 파운드리 신공장 부지를 테일러시로 확정하고 올해 상반기 착공하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0조원)로 삼성전자 미국 투자 중 최대다.

경기 평택캠퍼스의 3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건설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P3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라인이 동시 가동되는 복합 생산기지로 꾸려진다. 건축허가 면적 70만㎡, 길이 700m로 축구장 25개 크기로 조성된다.

구축은 낸드플래시, D램, 파운드리 순으로 이뤄진다. 우선 상반기 중 낸드 제조장비 주문을 마무리하고, 3분기에 D램과 파운드리 장비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사진제공=각사>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사진제공=각사>

SK하이닉스도 최근 공정위로부터 파운드리 기업인 키파운드리 인수 승인을 받으며 비메모리 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중 71%가 D램, 25%가 낸드로 메모리 사업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96%에 달한다. 이에 메모리 사업 외 파운드리, 설계 등 비메모리 사업을 확장해 사업 구조를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하는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공장을 운영하며 전 세계 팹리스에 90㎚ 이상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력 분야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혼합신호(Mixed Signal), 비휘발성 메모리(eNVM) 등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의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이 현재의 2배인 월 20만장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산 업체인 ARM 인수도 추진 중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ARM M&A를 위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ARM은 삼성전자·애플·퀄컴 등이 판매하는 ICT 기기의 AP 설계 기술을 갖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모바일 기기의 약 95%가 ARM의 기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1321억달러로 전년보다 20% 성장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선 비메모리에서도 선두급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사업 확장에 나서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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