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AI 시장 합류…갤럭시 vs 아이폰, AI폰 대전 ‘점화’

시간 입력 2024-06-11 17:50:27 시간 수정 2024-06-11 17: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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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자체 AI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통화 녹음 기능도 지원
오픈 AI와 파트너십 체결…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 접목
‘차별화 부재’ 비판 이어져…주가 2% 가까이 하락
하반기 아이폰·갤Z AI폰 경쟁 점화…삼성 “폴더블 최적화 AI 선보일 것”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파크 본사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했다. <사진제공=애플 WWDC 키노트 캡쳐>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하고, AI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6 시리즈가 애플의 첫 AI 작품이 될 전망이다. 올 초 세계 최초로 AI 스마트폰 시대를 연 삼성의 AI 갤럭시 스마트폰과 AI 폰 대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앞서 구글,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선보인 AI 기능 대비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비관적 반응으로 인해 AI 기술을 발표한 이날 애플의 주가는 하락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파크 본사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차세대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8 등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함께 독자 AI 플랫폼인 ‘애플 인텔리전스’ 시스템이 공개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수년 전 부터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해왔고, 생성형 AI는 이를 더욱 강력한 차원으로 만들어준다”며 “애플 인텔리전스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겹한한 하이브리드형 AI 시스템이다. 클라우드를 거칠 경우, 정보 유출이 없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연산을 처리한다. 애플은 이를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하고 보안을 강화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은 △문장 재작성, 교정, 요약 등을 지원하는 글쓰기 도구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 및 이모티콘 생성 △이메일 요약 및 답장 제안 등이 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통화녹음과 함께 AI 기반 녹음본 요약기능도 추가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이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 기능을 제공한 것은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후 처음이다. 이외에도 애플은 신규 아이패드 OS에 자체 계산기 앱을 지원하고, 애플펜슬로 계산식을 적으면 AI가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기능도 제공키로 했다.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된 시리는 기기 내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앱)을 넘나들며 복잡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실제 “뉴욕에서 핑크색 코트를 입고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사진을 내 메모에 추가해줘”라고 명령하면, 조건에 맞는 사진을 찾은 뒤 메모 앱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애플은 챗GPT 제작사 오픈 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음성 비서 ‘시리’에 GPT-4o를 접목했다. GPT-4o는 오픈AI가 지난달 발표한 챗GPT 최신 버전이다.

시리가 시스템 내부에서 사용자의 요청을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외부 클라우드의 챗GPT가 대신 답변하는 방식이다. 시리를 활용한 챗GPT는 사용자의 허락이 있어야만 연결된다. 애플은 “시리는 일일 요청 건수가 15억건에 달하는 지능형 AI 비서의 원조”라며 “올해 말 챗GPT-4o가 통합되며, 다른 AI 기능도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자체 AI 전략을 공개하지 않던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폰 16 출시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면서, AI 스마트폰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AI 시대,  AI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의 ‘갤럭시 AI’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8%에 달했다. 그러나 애플이 오는 9월경에 AI기능의 아이폰16을 선보일 경우, 양사간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의 이번 발표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애플의 인텔리전스에 적용된 글쓰기 지원 도구, 이메일 요약 등 신기능이 앞서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사가 선보인 AI 기능과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초 갤럭시 S24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 AI를 공개하고 △실시간 통번역 △메시지 수정·답장 제안 등을 지원하는 채팅 어시스트 △글·메모를 요약 및 수정하는 노트 어시스트 △생성형 AI 기반 서클 투 서치 검색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갤럭시 AI는 애플 인텔리전스와 동일한 하이브리드 AI 형태로 구현된다.

또한 AI 기능 적용 시기와 지원 모델 또한 한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포함된 최신 OS는 오는 7월 영어 베타 버전이 출시되며, 공식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애플의 인텔리전스 적용 모델은 아이폰의 경우 ‘아이폰 15 프로’ 이상, 아이패드나 맥은 M1 칩 이상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장착돼 있어야 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지난 2022년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까지 갤럭시 AI를 확대 적용했다.

이날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WWDC 발표가 끝난 후 TV 방송에 출연해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가 있다면 나도 실제 지능(Actual Intelligence)이 있다”며 애플의 AI 전략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시장의 비관적 반응에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1% 하락했다.

애플의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아이폰 16 시리즈는 올해 9월 출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두 달 앞선 오는 7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폴드6’를 출시하며 선공에 나선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은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갤럭시 S24 시리즈에 도입한 갤럭시 AI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완전히 새로운 AI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곧 공개될 새로운 폴더블 제품에는 폴더블에 최적화된 갤럭시 AI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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