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광모가 점찍은 AI’ 기반 고객 서비스 고도화 박차
구매·상담·서비스 등 고객 이력 통합…AI 기술로 정교한 상담
‘G-CAS’ 등 실시간 시스템 구비…고객 서비스 현장 신속 대처
해외 종합 상황실 구축…‘호크아이’로 고객 페인 포인트 파악
조주완 “AI·디지털 통해 고객 접점 혁신…차별화된 경험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인공지능)가 LG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 기술이 다양한 산업의 난제를 푸는 해결사 역할을 해낼 것으로 판단한 구 회장이 AI 사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AI에 방점을 찍은 구 회장의 경영 방침은 LG그룹 곳곳에 녹아들고 있다. 이 중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최근 LG전자는 AI를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 서비스를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 AI가 만들어내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LG의 ‘고객 가치 경영’ 실현의 ‘키 플레이어’가 될 전망이다.
10일 LG전자에 따르면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 사장은 하루 전인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AI와 디지털을 통해 고도화한 글로벌 고객 서비스 시스템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조 사장은 국내외 고객 접점 서비스 시스템을 꼼꼼히 살피면서 “AI와 디지털을 통해 고객 접점을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글로벌 고객에게 LG전자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LG전자는 AI 상담 및 원격 진단·조치 시스템을 비롯해 사용 데이터 기반 제품 진단 시스템, GPS 기반 실시간 고객 관리 시스템 등 고객 서비스 영역 전반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먼저 LG전자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대응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 통합 상담 시스템 ‘스마일플러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일플러스는 구매·배송·설치·멤버십·상담·서비스 등 고객이 LG전자 제품·서비스 경험 이력을 한 곳에서 보여주는 통합 상담 시스템이다. 상담 전화, 공식 홈페이지, LG 씽큐 앱 등 다양한 접점에서 접수된 고객의 이전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상담 시간을 줄여주고 보다 정확한 상담을 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LG전자는 AI 기반의 ‘STT/TA(Speech To Text/Text Analysis)’ 기능을 개발해 해당 시스템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고객 상담 서비스가 더욱 신속하고 정교해졌다.
해당 기능은 고객 음성을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해 보여주기 때문에 상담 컨설턴트가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고객 문의 내용을 잘못 알아듣는 실수를 방지해준다. 또 AI가 고객 상담 내용을 학습하고 고객 말의 맥락을 파악해 해결책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드럼세탁기가 탈수할 때 쾅쾅쾅 하는 소리가 나요”라고 상담하면 AI가 ‘쾅쾅쾅’이라는 의성어를 파악해 ‘탈수 시 떨리는 소음’, ‘탈수 시 진동 소음’, ‘탈수 안 됨 혹은 탈수 시간 길어짐’ 등 증상을 구분하고 해결책을 추천하는 식이다.
아울러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서비스 매니저가 현장에 출동할 때 예상 원인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게 할 수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STT/TA를 수개월 간 테스트한 결과, 기존 대비 고객 응대 시간은 16%, 커뮤니케이션 오류는 2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제품을 분해하지 않고도 사용 정보를 통해 고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LG 스마트 체크’, 무인 상담 서비스 ‘AI 챗봇’ 등도 갖췄다.
AI 상담 컨설턴트가 고객을 응대하는 무인 상담 서비스 ‘AI 보이스봇’은 연내 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상담이 많은 시간대나 상담 연결이 지연되는 경우 AI 보이스봇이 고객의 간단한 문의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LG전자는 구매·상담·서비스 등 고객 이력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고객 원 뷰(One View)’에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ThinQ)의 다양한 데이터를 접목했다. 이는 고객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상담 및 원격 진단·조치를 가능케 한다.
LG 씽큐의 데이터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전 세계적으로 집, 모빌리티, 상업 공간 등에서 사용 중인 LG 제품은 약 7억개에 달한다. 이들 제품에 탑재된 AI 지원 지능형 센서는 고객들의 신체적·정서적 생활 패턴을 학습·분석한다.
이렇듯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되는 수십억개의 스마트 제품 및 IoT(사물 인터넷) 기기를 통해 수집한 실시간 생활 데이터(Real-Time Life Data)를 AI 상담 및 원격 진단·조치 시스템에 활용한다는 게 LG전자의 복안이다.
이날 조 사장은 2021년 본격 도입한 실시간 고객 상황 관리 시스템 ‘G-CAS’ 등 통합 지원 체계와 디지털 전환(DX) 성과도 살펴봤다.
G-CAS는 고객과 서비스 매니저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교통 체증으로 서비스 매니저가 약속한 시각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 G-CAS가 가장 근접해 있는 매니저를 대신 배치해준다.
비단 국내뿐만 아니다. LG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영역을 해외로 확장해 나간다. 해외 서비스 종합 상황실을 중심으로 50여 개 현지 법인의 서비스 운영 지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글로벌 가전 기업으로서 세계 각국에 편차 없는 수준 높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에 조 사장은 50여 개 해외 법인 산하 60여 개 상담센터 운영 지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글로벌 상담센터 통합 상황실도 점검했다.
특히 글로벌 고객의 불편 사항을 빠르게 파악해 대응하는 ‘호크아이’ 활용 현황을 꼼꼼히 확인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 HE연구소에서 개발한 호크아이는 상담 데이터나 온라인 트렌드를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찾고 개선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아직 불편을 느끼지 못하던 고객들의 잠재 페인 포인트까지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강점도 갖췄다.
또한 AI 상담 인프라를 이용해 언어와 지역, 시간의 경계 없는 24시간 다국어 응대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할 예정이다. 60여 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고객의 언어로 전달하고, 자연어 처리 기술로 고객의 숨은 의도까지 파악한다는 게 LG전자의 구상이다. LG는 우선 유럽 지역에서 통합 챗봇을 운영하고, 중장기적으로 무인 상담률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서비스 명장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조직을 꾸려 출장 교육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서비스 역량을 해외로 전파한다. 또 직접 교육 및 코칭하는 것에서 나아가 전문성이 담긴 수리 콘텐츠를 제작·배포해 해외 법인이 자체적으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조 사장은 “방대한 데이터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고객에게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표를 찾아야 한다”며 “세계 곳곳의 고객에게 더욱 수준 높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AI 혁신 및 DX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AI는 고객 경험을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며 “LG는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해 한층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사장은 고객 서비스 시스템 현장 점검 후 27년 간 외진 섬마을을 돌며 가전 수리를 담당한 서요신 목포센터 기정 등 국내외 고객 접점 최일선에서 일하는 서비스 매니저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서비스는 고객이 다시 한번 LG전자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골든타임이다”며 “책임감 있게 업무에 임하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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