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세대 HBM3E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AI 메모리 패권’ 되찾는다”

시간 입력 2024-08-07 17:11:53 시간 수정 2024-08-07 17: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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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삼성 HBM3E 8단 품질 검증 완료…조만간 공급 계약”
올 4분기부터 납품…삼성전자, 글로벌 HBM 시장 공략에 탄력
삼성 “고객사와 테스트 중”…HBM3E 12단도 테스트 중
엔비디아 공급 시 HBM 주도권 확보 전망…1등 SK 추월할지 초미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에서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AI(인공지능) 핵심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둘러싸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5세대 HBM인 ‘HBM3E’에 대한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삼성도 4세대 HBM인 ‘HBM3’에 이어 차세대 AI 메모리로 부상하고 있는 HBM3E까지 엔비디아에 납품하게 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고객사와 테스트 중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르면 올 4분기부터  AI 핵심 메모리칩인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차세대 HBM의 주도권을 뺏기면서, 자존심 회복에 몰두해왔다.

7일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조만간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며 “올 4분기부터 HBM3E 납품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달 말 엔디비아로부터 HBM3 품질을 검증 받은 지 보름 만에  5세대 HBM인 HBM3E의 품질 테스트도 완료하게 됐다.

앞서 지난달 24일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처음으로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의 HBM3는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에 따라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한 저사양 GPU(그래픽처리장치) ‘H20’에 사용될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를 다른 AI 반도체에도 사용할지, 혹은 이를 위해 추가적인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야 할지 등은 현재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는 비록 저사양 AI 칩이기는 하지만 삼성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무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런 와중에 이번에 5세대 HBM인 HBM3E의 품질 검증도 마무리 지으면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36GB HBM3E 12H. <사진=삼성전자>

그간 업계에선 삼성 HBM3E가 곧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의 공급망 파트너 중 일부는 최근 (HBM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주문하고 용량을 예약하라는 정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 원활하게 HBM 출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에는 삼성전자가 HBM3E 제품에 대한 PRA(Production Readiness Approval)를 완료하고, 양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PRA는 삼성전자 내부 검증 절차로, 통상 양산 직전 단계로 간주된다.

또한 최근 삼성전자의 공급망에 포함된 일부 대만 업체들은 삼성 HBM3E가 곧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삼성 스스로도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올 1분기 D램을 8단으로 적층한 HBM3E 8단 제품의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 준비에 힘써 온 삼성은 현재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해 평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열린 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중 HBM3E 양산에 나서 고객사에 본격 공급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눈여겨볼 점은 삼성이 HBM3E의 공급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HBM3E 품질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고, 엔비디아, AMD 등 대형 AI 칩 고객사에 공급하는 날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삼성 HBM3E에 남긴 친필 사인.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 5월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 8단·12단 제품이 발열 등 문제로 인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삼성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며 반박했다.

삼성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의심이 해소되지 않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 해당 보도를 부정하기도 했다.

황 CEO는 올 6월 대만 타이베이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HBM이 발열 등 문제로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그런 이유로 실패한 것이 아니다”며 “보도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까지도 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다”며 “삼성과는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고, 아직 테스트는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의 HBM3E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시장 공략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세계 HBM 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해 HBM 역량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D램을 8단으로 적층한 HBM3E 8단 제품은 올 4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며 “업계 내 고용량 제품에 대한 고객 니즈 증가에 발맞춰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도 조만간 양산할 예정으로, 램프업(생산량 확대) 또한 가속화할 계획이다”고 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HBM3E 12단 제품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4월 24Gb D램 칩을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H를 구현했다.

TSV는 수천개의 미세 구멍을 뚫은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적층된 칩 사이를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삼성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3GB 용량인 24Gb D램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현존 최대 용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의 HBM3E 12H는 AI 서비스 고도화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는 최근 추세 속에서 최고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당 제품을 활용할 경우 GPU 사용량이 줄어 총 소유 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서버 시스템에 HBM3E 12H를 적용하면 HBM3 8H를 탑재할 때보다 AI 학습 훈련 속도를 평균 34% 개선할 수 있다. 추론의 경우에는 최대 11.5배 많은 AI 사용자 서비스가 가능하다.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게 된다면 삼성전자는 HBM 패권 다툼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HBM3E 12단 제품은 아직 엔비디아에 공급된 사례가 없다. 삼성은 HBM3E 12H의 품질 테스트를 올 4분기 내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고객사 일정에 맞춰 올 하반기에 본격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 HBM3 내 12단 판매 비중이 3분의 2 수준을 기록한 만큼 HBM3E에서도 성숙 수준의 패키징을 구현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HBM 사업 내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고 내다 봤다.

미국 엔비디아 보이저사옥. <사진=엔비디아>

다만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의 품질 테스트는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측은 “고객사 관련 사안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주요 고객사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삼성이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게 되면, 글로벌 HBM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이 SK하이닉스에 내준 HBM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고, 차세대 HBM 역량을 토대로 시장 선도적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물량을 고객사에 납품할 수 있는지가 글로벌 시장의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며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이 SK하이닉스 보다 더 큰 만큼 삼성이 엔비디아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게 되면 전 세계 HBM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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